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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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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5일 오후 3시 25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대통령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행은 이날 오후 2시 10분경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차기 대선을 5월 9일로 지정했다.

"저의 대선 참여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고심 끝에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가 관리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국정안정과 대선관리를 위해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 동안 부족한 저에게 더 큰 역할 해달라는 국민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저는 권한대행의 책무에 전념하겠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황 대행까지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구여권에서는 지지율 10% 안팎의 유력주자를 모두 잃게 됐다. 앞으로 8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여론조사 지지율 상위권에 포진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민주당 빅3'에 필적할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권교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지지율이 15.3%를 기록하는 등 황 대행의 지지율이 치솟는 시기도 있었다(리얼미터 2월 6∼10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상징성 때문에 황 대행의 확장성에는 처음부터 한계가 명확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지는 등 황 대행의 하락세는 명확해졌다.

자유한국당(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는 짤막한 구두논평을 발표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황교안 대행은 긍정성(흥행)과 부정성(박근혜 유산)을 모두 가진 카드였다"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내심 황 대행을 염두에 두고 예비경선 이후에도 추가로 후보를 등록할 수 있다는 경선 특례조항까지 마련해 놓았는데, 황 대행의 불출마로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김광림 한국당 선거관리위원장은 황 대행의 발표 직전 "내일(16일) 밤 9시까지 후보 등록 기간을 하루 연장하겠다. 후보 추가 등록은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기 전 '황교안 대망론'에 힘을 실어준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처신도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1월 30일 TV조선 토크쇼에 출연해 "황 대행이 결단해서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할 때 우리 당으로선 싫어할 일이 없다. 당연히 우리 당 후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힌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황 대행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황 대행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0% 중반을 유지하자 인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야당은 황이 출마하는 게 겁나는 듯하다"(2월 10일 채널A), "출마한다면 자유한국당에 오는 게 마땅하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선고일이 다가오자 이런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정치권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헌재의 탄핵 선고일이 다가오자 사석에서 "황 대행은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될 것 같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상징하는 인물이 대선에 나간다는 게 말이 되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 파면이 확정된 후에는 인 위원장도 황 대행에 대한 언급을 아끼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인 위원장의 '황교안 띄우기'가 처음부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탈당을 막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16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에는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됐다. 인 위원장은 최근 홍 지사를 두 차례 만난 뒤 당원권 정지의 족쇄를 풀어줬는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관심도 황 대행에서 홍 지사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그:#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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