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9명 선임계, 예상 답변 마련·'히든카드'에 긴장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예정된 검찰 조사에 대비해 피의자신문 예행연습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일 변호인단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이하 특수본)가 21일 오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후 박 전 대통령 측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예상되는 검찰의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제기된 13가지 혐의에 관해 피의자 신분으로 질문을 받을 예정이며 어떻게 답변하느냐가 신병처리(구속 또는 불구속) 방향과 기소 여부 및 관련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일련의 의혹에 관해 미리 준비된 입장을 표명하거나 올해 1월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 가지 질문에 관해 직접 설명한 적이 있었지만, 검찰 조사는 이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수백 항목에 달하는 질문 리스트를 작성 중이며 특수수사에 능통한 검사 수십 명을 투입해 답변 내용을 조목조목 분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답변은 피의자 신문조서에 기록되는 것은 물론 녹음·녹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장시간 조사를 할 것으로 관측되며 재임 중에 공개적인 질의·응답을 거의 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장시간 질문에 응해야 한다.
조사 과정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지만, 질문 내용을 미리 알 수 없고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역량으로 답변해야 한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할 '라이브'인 셈이다.
따라서 변호인단은 돌발 질문이 나오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침착하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검찰도 박 전 대통령 측의 기존 답변이나 논리를 뛰어넘는 '히든카드' 준비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가운데 한 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질문이 무엇인지를 예상해 어떻게 하면 잘 답할 수 있을까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던 날 발을 접질려 다리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검찰 조사를 못 받을 정도는 아니고 컨디션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변호인으로는 유영하·황성욱·채명성·정장현·위재민·서성건 변호사 등 9명이 선임계를 제출한 상태이며 외부 노출을 꺼리는 일부 법조인이 물밑에서 자문에 비공식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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