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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받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지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히고 있다.
야유 받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지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히고 있다. ⓒ 유성호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성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당의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을 따라다니는 '태극기부대'를 '용팔이 사건'에 비유했고, 친박패권을 언급하며 "삥땅 좀 쳐볼까 하고 모인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21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대선주자 합동연설회 당시 행사장을 점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장내의 절반을 태극기로 가득 메운 이들은 '박근혜 호위무사'로 평가받은 김 의원에게 환호를 보낸 반면, 인 위원장을 향해서는 "사퇴하라"라고 요구하며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인 위원장은 "당시 기분이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목석인가, 그런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냐"라며 "예전에 전당대회 때 (폭력배들이) 각목 들고 나타난 '용팔이 사건'이 생각났다"라고 말했다.

'용팔이 사건'은 1987년 전두환 정권의 지시를 받은 폭력배들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을 추진하던 통일민주당 당사에 난입해 당원들을 폭행한 일이다. '용팔이'는 당시 사건의 주동자인 김용남씨의 별명이다. '태극기부대'의 행태를 정치사에 개입한 조직폭력배에 빗댄 대목이다.

"친박패권? 공천 좀 받아볼까 하고 모인 사람들"

한국당이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친문(친문재인)' 패권은 이념 중심이지만, '친박' 패권은 이념이 없다, 이해관계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라면서 "권력 중심에 모여서 삥땅 좀 쳐볼까, 공천 좀 받아볼까 하고 모였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았나, 이제는 더이상 쓸 필요가 없는 단어가 됐다"라며 "언론에서도 그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관련 질문에 "왜 우리한테 물어보나, 그 분은 법률대리인도 있고, 자연인 아닌가"라며 "(한국당) 당원이 300만인데, 당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당이 다 논평해야 하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때 당이 배출한 최고 권력인 박 전 대통령을 일반 당원으로 축소 해석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한국당 당사에서 급작스레 기자간담회를 잡은 인 위원장은 "특별한 주제 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라면서도 작정한 듯 당을 향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간담회에 동석한 정우택 원내대표, 이헌재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 등의 표정은 인 위원장이 발언하는 내내 굳어 있었다.

인 위원장은 한국당이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무공천 방침을 번복한 것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과 초선의원들이 (무공천 재검토를) 건의했다"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꼭 관장할 당무였으면 더 소신 있게 했을 테지만 인사 문제는 제가 잘 몰라서 물러났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 위원장은 무공천이 자신의 소신임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당의 귀책사유 때문에 그런 거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 당의 후보자 중 한 명은 탄핵정국에 책임 있는 분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전날 당 비대위원회의에 불참한 이유도 무공천 번복에 "심기가 불편해서"였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적 책임은 당 대표인 제가 질 수밖에 없다"라며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각오가 돼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 위원장은 자신의 활동 시한을 주치의-환자 관계에 비유하며 "일찍 퇴원시켰는데 재발해서 또 입원하면 안 된다, 언제쯤 퇴원시켜야하는가 저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명진#친박#박근혜#태극기집회#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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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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