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서산으로 넘어간다. 꼬맹이 때 아버지가 심은 사과나무도 붉은 노을에 젖는다. 40여 년 세월 동안 꼬맹이는 사과나무와 함께 나이 들었다. 사과나무 처음 심던 날 코흘리며 아버지 따르던 꼬맹이는 두 꼬맹이의 아비가 되었다. 사과나무 심었던 꼬맹이의 아버지는 두 해 전 노을이 되어 서산으로 저물었다. 아버지의 자리에 홀로 선 아들은 사과나무 가지가지마다 물들어 있는 노을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사진 / 단양군 적성면 대가리 용이네사과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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