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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부딪히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 호프집서 회포 푼 민주당 경선후보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부딪히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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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인선안을 놓고 벌어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캠프 간 논란이 문 후보의 일보후퇴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김민석 특보단장과 박영선·이종걸 의원을 둘러싼 여진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캠프의 김경수 대변인이 9일 오후 6시 발표한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후보는 "기존에 구성된 통합형 선대위를 존중한다"라며 "상임선대위원장인 당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어제(8일)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라며 "(추 대표는) 세 후보의 의지와 당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선대위를 이끌어 주고, 추후 추가나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협의를 통해 해결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윤관석 당 수석대변인(선대위 공보단장)은 김 대변인의 발표 직후인 오후 7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계속 선대위의 인선안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다"라며 "(과거에도) 선대위 구성 초반에 갈등은 있었던 것 아닌가, 선대위와 관련해 통합적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내일(10일) 정식으로 출범한다고 보면 되겠다"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내일 선대위 첫 회의는 오전 8시 당사에서 열린다, 중앙선대위와 본부장단, 그 외 배석하는 일부 단장단과 함께 상견례 겸 회의를 진행할 예정"라며 "그동안 다양한 입장을 수용한 추가 선대위 인선안을 원만하게 만들고 있다, 내일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대표직 걸겠다" 배수진 치기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성남시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경선 개입이자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성남시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경선 개입이자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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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선대위 구성을 놓고 벌어진 논란을 이날 늦은 오후까지 좀처럼 잠재우지 못했다. 당장 10일 예정된 선대위 첫 회의도 제대로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김민석 특보단장이 있었다. 추 대표는 김 단장을 종합상황본부장으로 내정한 선대위 인선안을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시했다. 이에 김영주·전해철 최고위원 등이 크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같은 날 민주당은 종합상황본부장 자리에 김 단장의 이름이 올라 있는 선대위 인선안을 그대로 발표했다. 아직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급기야 8일 오후 문재인 후보의 임종석 비서실장이 추 대표의 인선안에 유감을 표명했고, 이를 두고 윤관석 당 수석대변인이 부적절한 입장발표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김 단장이 이름을 올린 종합상황본부장은 중앙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중앙선대본부 총괄본부장과 함께 선대위 핵심 역할로 손꼽힌다.

현재 중앙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는 추 대표가 내정돼 있다. 이후 외부 인사로 '공동' 자리를 채울 예정이지만 사실상 추 대표가 중앙선대위를 주도한다고 보면 된다. 중앙선대본부 총괄본부장에는 송영길 의원이 내정돼 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서도 총괄본부장을 맡아 왔고, 선대위에서도 그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문제가 되고 있는 종합상황본부장은 당초 강기정 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강 전 의원이 문재인 캠프에서 비슷한 역할인 종합상황실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적어도 비서실장과 상황실장에는 후보의 뜻을 잘 아는 사람이 임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 후보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과 설전을 주고받은 추 대표가 "내가 정리하겠다. (인사는) 당대표인 나의 권한'이라고 결론을 내버렸다는 게 당시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추 대표가 종합상황본부장으로 내정한 김 단장은 지난해 추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른 직후 통합한 이른바 '원외(혹은 마포) 민주당' 대표였다. 추 대표는 통합 후 김 단장을 당 특보단장으로 임명했다.

추 대표는 문 후보가 당 중심의 통합선대위 구성을 천명한 만큼, 캠프가 아닌 당 인사가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 측은 "당헌당규 상 부위원장 이상 위원장급은 후보와 논의해 임명하게 돼 있고, 나머지 본부장급 이하는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심의해 임명하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캠프 인사를 당 선대위에 그대로 배치하면 2012년처럼 당과 후보가 '따로 노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게 추 대표의 인식이었다.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추 대표가 "이런 식이라면 대표직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배수진을 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기정 "승리가 우선, 드릴 말씀 없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전 경북 상주시 중앙로에서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 4.12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영태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 상주 김영태 후보 지원나선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전 경북 상주시 중앙로에서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 4.12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영태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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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비서실장은 8일 성명을 통해 "통합선대위가 되도록 원만한 합의를 해달라는 문 후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매우 유감이다"라며 추 대표의 인선안에 반발했다. 후보의 비서실장이 직접 의견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임 실장은 "캠페인의 연속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인사들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모두가 한 팀이 돼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오늘 중으로 실무원탁회의를 구성해 각 본부를 재조정해줄 것을 무겁게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기정 전 의원은 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선대위에서 누가 뭘 맡아야 한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승리하기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누가 '이걸 맡았다, 저걸 맡았다'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윤관석 대변인은 "(김 단장이 종합상황본부장 맡는 부분은) 변동이 없는 걸로 안다"라며 "(강 전 의원은 7일 발표된 인선안에) 원래 총괄선대본부 수석부본부장에 이름을 올렸었다가, 최종 입장이 확인되지 않아 빠졌었다. 다른 중요한 직책으로 모시려고 소통 중이다. 내일 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윤 공보단장은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에 이해찬, 이석현, 박병석, 박영선, 이종걸, 김부겸, 김성곤, 우상호 의원과 김효석 전 의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인선 발표하는 윤관석 공보단장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윤 공보단장은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에 이해찬, 이석현, 박병석, 박영선, 이종걸, 김부겸, 김성곤, 우상호 의원과 김효석 전 의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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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통합 선대위 구성해야"... 이종걸 '조건부 수락'

박영선·이종걸 의원을 둘러싼 상황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두 의원은 각각 안희정·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활동했는데, 민주당은 7일 추 대표의 인선안을 발표하며 두 의원의 이름을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 올렸다. 그러면서도 "두 의원은 추대 형식이고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당장 '두 의원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인선안을 발표했나'라는 논란에 휩싸였고, 임종석 비서실장도 "한 마디 의논 없이 여기저기 배치된 인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함께 경쟁했던 캠프의 여러 인사들에게 따뜻하고 정중한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항의했다.

결국 10일 선대위 첫 회의가 열리지만, 두 의원의 참석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윤관석 대변인은 "두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 잘 될 것으로 보고 현재도 의사를 최종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15, 16일이 후보 등록일인데, 그 전에는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당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는 진짜 통합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제안한다"라며 "오늘 말씀드린 것이 공동선대위원장 수락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경선과정에서 나뉘었던 지지 세력을 통합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그럼에도 후보 간 대통합 정신과 통합 선대위 구성의 대원칙이 훼손되는 일련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무엇보다 우리 당에는 잘못된 대세론을 걱정해 경선과정에서 어느 후보 진영에도 들어가지 않고 중립적 자세를 유지한 분들도 다수 있다"라며 "이러한 우리 당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진짜 제대로 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어내야 정권창출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영선 의원과 한 번 정도 통화했고,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공유했다"라며 "(나와) 생각이 비슷한 수위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추미애, #문재인,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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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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