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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은평문예회관 숲속극장에서 열린 '우리가 그리는 새로운 나라'라는 제목의 행사에서 합창하고 있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은평사람들'. 이병도(우측에서 세 번째)씨와 박주민 의원(우측에서 여섯 번째)
지난 14일 은평문예회관 숲속극장에서 열린 '우리가 그리는 새로운 나라'라는 제목의 행사에서 합창하고 있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은평사람들'. 이병도(우측에서 세 번째)씨와 박주민 의원(우측에서 여섯 번째) ⓒ 조호진

이병도(44, 응암동)씨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은평사람들'(아래, 은평사람들) 회원이다. 그는 은평사람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이면 응암역, 녹번역, 연신내역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그에게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개인의 파편화된 삶을 지역사회 공동체의 삶으로 전환한 인생의 대사건이었다.

그에게 19대 대선은 투표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촛불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탄핵시키는 데 함께했던 그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촛불 시민들이 꿈꾸는 새로운 나라는 누가 만들어주는 나라가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야 할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 "촛불 시민들이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데 중심에 서야 한다"며 촛불 시민 중심론을 폈다.

그는 정권교체에 마냥 들떠서 자칫 촛불 혁명을 실패로 이끌어갈까 봐 우려한다. 그래서 촛불 유비무환(有備無患)을 강조했다. 실제 이씨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촛불 민심을 반영한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에서 보수 세력의 극심한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탄핵의 주인공인 촛불 시민들이 개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면서 이렇게 주문했다.

"광장에 모였던 촛불 시민들이 흩어져 생업에만 전념한다면 보수언론을 비롯한 보수 세력들이 반드시 반격할 것이다. 과거의 혁명과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대비하지 않으면 적폐청산과 새로운 나라의 꿈은 좌초할 수 있다. 촛불 민심을 반영한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그것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적폐청산 대상인 보수 세력의 저항에 대비해 촛불을 들 준비를 해야 한다. 적폐 청산의 가장 중요한 힘은 촛불 시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나라는 시민이 만들어야"

이씨는 대선 후보들에게 청년 문제와 교육 문제 해결도 주문했다. 이씨는 "한창 꿈을 꾸어야 할 청년과 대학생들이 취업 문제와 생존 경쟁에 찌들어 꿈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청년과 대학생들의 팍팍한 삶을 해결하면서 입시 경쟁 등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16년째 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씨는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것은 공동체이고 그 공간은 지역사회"라면서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삶의 기준이었는데 돈이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뜻을 같이하는 이웃들과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드는 꿈을 꾸게 됐다.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삶의 행복감과 만족감은 수입의 손실을 보전하고도 남는다"면서 지역운동 예찬론을 펼쳤다.

이씨는 시민운동에 참여한 지난해에는 예전 수입에 비해 50%가량 줄었고 올해는 30~4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지역운동에 시간과 비용을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수입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후회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아니란다. 그는 "수입은 줄었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좋은 세상과 좋은 우리 동네를 만드는 일이 행복하다"면서 "후회는 전혀 없다. 아주 만족스럽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가슴 뛰는 일과 가슴 뛰는 사랑", 이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이다. 그는 "개인적 바람은 사랑과 정의를 나눌 수 있는 동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혼인 그에게 가슴 뛰는 사랑과 새로운 나라는 별개가 아닌 동전의 양면이다. 정의로운 사내가 건설할 새로운 나라와 뜨거운 사랑, 조만간에 사랑과 정의를 쟁취했다는 일거양득의 소식을 전해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덧붙이는 글 |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촛불시민#정권교체#세월호를 기억하는 은평사람들#세월호#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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