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대선 열기에 휩싸인 요즘, 북미 군사 갈등이 혼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미국의 핵추진 항모 칼빈슨호가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있고, 북한은 연이은 탄도미사일 시험으로 대응하고 있는 듯 하다. 렉스 틸러슨 미 국방장관은 최근, 미국 NPR 인터뷰에서 "북한 붕괴를 원치 않고,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7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그의 뉴욕 주 자택에서 박성일 주유엔 북북한 대사와 사적 오찬을 했다. 그레그 전 대사가 박 대사, 배석한 북한 외교관과 나눈 대화와 그에 대한 간단한 분석과 인상기를 지인을 통해 <오마이뉴스>에 보내와 싣는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27년생으로 미국 CIA(중앙정보국)에서 30년간 활동했고 1982년부터 1988년까지 조지 H. W. 부시 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을 거쳐, 1989~1993년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다. [편집자말] |
"북한, 미국의 일관성 없는 입장에 혼란스럽다""북한, 미국의 중국을 동원한 대북 압력 시도를 즐기는 인상"지난 4월 17일, 나는 유엔주재 북한 외교관 2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이후, 국무성에서 북한 유엔 대사 박성일 대사에게 한 차례 전화한 것을 제외하고는, 북한 UN 대표부와 미 정부 사이의 인적 접촉이 없었다고 외교관들이 알려줬다. 이들은 국무성이 왜 전화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일면 위협적이고, 일면 화평적인 미국 고위 관리들의 대북 전술에 대한 일관성 없는 발언 탓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최근 한 언론 기사가 인용한 전 주한 미군 사령관 존 위컴 장군의 발언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두 번 복무한 적 있는 위컴의 발언인 즉슨, 워싱턴과 평양의 대화가 재개되어야 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면,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한미 군사 훈련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두 명의 북한 외교관들은 "중국에게 자기 일을 해결하라"고 맡기는 미국의 시도를 다소 즐기는 듯 보였다. 그들은 중국이 북한의 정책 형성에 강력한 영향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강경한 대미 발언은 미국의 대북 위협의 결과라고도 말했다. 특히 선제 타격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선택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내가 북한의 과학 위성 개발 계획과 관련, 미국 전문가를 평양에 초치하는 일을 북한이 여전히 고려하고 있냐고 묻자,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탓으로 그 계획을 취소했다고 대답했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 관리들은 핵개발 동결을 위한 협상에 관심을 표명한 최근 북한의 성명에 대해 언급했다. 그들은 미국이 이 제안을 단숨에 거절한 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2002년 북한을 첫 방문했다. 그 후 2014년까지, 6번 방문했다. 그런데 북한과의 의사소통이 다시 한 번 단절됐다. 미국은 북한을 좋아하지도 이해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무지의 틈새를 편견으로 메우고 있으니, 북한의 입장에서 그들의 관심과 정책 목적을 생각해 볼 도리가 있을 수 없다.
작금,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말이 많다. 그러나 중차대한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대북 정책이 등장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레그 전 대사 기고 원문]At lunch on 17 April with two senior North Korean diplomats accredited to the United Nations, I was told that there have been no ersonal contacts between the DPRK mission in New York and officials of the Trump administration except for one p one call to Ambassador Pak Song Il from the Department of State. The subject of that call was not given to me.The North Koreans also told me they are confused by inconsistent statements, some threatening, some conciliatory, made by senior U.S. officials on tactics to be used against them. They had noted with approval an article by retiVed American general John Wickham, who had served twice in South Korea. GeneralWickham had stated that dialogue between Washington and Pyongyang must be resumed, that North Korea needs to be recognized as a nuclear power, and that large U.S.-South Korean training exercises now under way, should be cancelled.Both North Koreans appeared to be what they called "American attempts to get ChinaThey denied that China has strong influence over policies formulated in Pyongyang. They stated that strongly negative statements about the U.S. coming out of Pyongyang were the result of our ureats, particularly statements that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including the possibility of a preemptive strike.I asked if consideration was still being given to inviting an American expert on scientific satellite development to visit Pyongyang. I was told that this offer had been canel&due to our hostile attitude toward North Korea. In this context, the North Koreans referred to their recent statement indicating an interest in discussing establishment of a freeze in development of nuclear weapons. They were clearly put off by the quick American rejection of that offer.My first trip to North Korea took place in 2002, and I have been there six times, the last in 2014. Once again, communication with North Korea has been ruptured. We neither like nor understand the North Koreans, and fill our gaps of ignorance with prejudice that prevents us from thinking vicariously about Pyongyang, its concerns and policy objectives.Today there is much talk about our "strategic patience" having failed. But as yet I have seen little evidence of a new approach to North Korea designed to stop the dangerous drift toward a major 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