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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학교협동조합> 표지.
 <I LOVE 학교협동조합> 표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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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생경한 학교협동조합. 이곳에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학생들은 다음처럼 외쳤다.

"나로 인해 사회에 협동의 가치가 퍼질 수 있다는..."

"모든 것을 우리가 결정했다. 아주 조금씩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작은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었다."(정동욱 서울 삼성고 재학생)
"선행학습을 하려면 미적분보다 사회적 경제를 공부하자!"(홍주영 서울 삼각산고 졸업생)
"협동조합 활동은 학생들이 함께하며 인정해줌으로써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박선하 경기 복정고 졸업생)
"고등학교 때 맺은 협동조합과의 인연이 대학을 거쳐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면 나로 인해 사회에 협동의 가치가 널리 퍼질 수 있다는 기대도 가져본다."(신지영 경북 문경여고 졸업생)

2일 나온 단행본 <I LOVE 학교협동조합>(도서출판 맘에드림)에서다. 이 책에는 중학교와 고교를 갓 졸업한 9명의 학생들이 증언한 '우리들의 학교협동조합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학교협동조합은 같은 필요를 느끼는 학교 구성원이 모여 어깨를 맞대고 사업을 하는 공동체다. 2013년 경기 복정고와 서울 영림중에서 처음 시작됐다. 올해 3월 28일 현재 인가 받은 학교협동조합은 39개, 동아리 형태까지 합하면 50여 개에 이른다.

이들 협동조합은 주로 학교 매점, 생필품 판매점, 찻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에 글을 쓴 학생들의 공통점은 중고교 시절 학교협동조합을 직접 만들거나 적극 참여했다는 것. 학교협동조합을 만든 계기, 해온 일, 소감, 앞으로 다짐 등의 내용이 9명 제각기 개성 있게 담겨 있다.

이 책을 보면 학교협동조합이 어떤 것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조우현 부산국제고 졸업생의 글을 보자.

"우리의 꿈은 학교 안에 매점 하나만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나를 포함한 15명의 친구들이 각자 담당할 부서를 나누고, 행정 절차를 진행해 2014년 가을 사회적 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조합원으로 가입할 학생들에게 소액의 돈을 모았다. 다행히 학교에서 150만원을 지원해주면서 200만 원에 육박하는 초기 출자금이 생겼다."

이렇게 매장을 연 이 학교 협동조합은 기부 받은 교복도 팔았다. 판매가격은 겨우 2500원! 이 매점은 어느덧 학생들의 쉼터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매점의 이름도 '쉼표'라고 지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학교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매점들은 대부분 친환경 식품을 판매한다. 친환경 식품이 왜 좋은지 학생 조합원들이 나서 홍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연히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다. 협동조합 사업으로 번 돈은 장학금으로 쓰거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180만원을 기부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사회적 경제'와 '협동', '봉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과자나 빵을 팔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시식회와 토론을 거듭하면서 이 같은 이치를 저절로 깨친 것이다.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한석현 서울 독산고 졸업생)
"학교 봉사 시간으로 인정해준다고 해서 가입했지만, 협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나는 진짜 '봉사'를 경험하게 되었다."(사승엽 서울 국사봉중 졸업생)

"협동조합으로 교육하라!"

이곳에 글을 쓴 학생들은 대학에서 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기도 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협동조합원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또한 "초등학교 안에도 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예비 초등교사가 되어 있기도 하다. 이처럼 중고교 시절 한두 해의 협동조합 경험이 삶의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학교협동조합이 얼마나 성과를 이루어냈느냐는 것보다 학생들이 얼마나 성장했느냐는 것을 더욱더 잘 보여주고 있다.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은 이 책 추천사에서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삶의 자양분을 얻게 되고, 교육도 받게 된다"면서 "협동조합은 교육적으로 참 매력적이다. 협동조합으로 교육하라"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서울교육소식>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학교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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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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