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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광주 문빈정사는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의지를 상징하는 무지개 물결로 표현하여 현수막 한 장에 집약했다.
지난 3일,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광주 문빈정사는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의지를 상징하는 무지개 물결로 표현하여 현수막 한 장에 집약했다. ⓒ 서진영

"부처님오신날!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3일, 광주 무등산에 위치한 문빈정사(대한불교조계종)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의 위엄이다. 올해 이 사찰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의지를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물결로 표현하여 현수막 한 장에 집약했다.

다양성과 성소수자(LGBT)의 상징인 이 무지개색(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은 생명, 치유, 햇빛, 자연, 예술, 인간 정신을 의미한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그 흔한 텍스트 한 줄 없이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이 현수막은 그래서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날 정의당 당직자인 서진영씨가 선거운동을 위해 이른 아침 문빈정사를 찾았다 인상깊어 찍게 되어 알려진 이 현수막은 문빈정사의 주지 법선 스님이 기획했고 광주전남불교 환경연대 이해모 운영위원장이 제작했다고 한다.

제작을 맡은 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시안을 공개하며 "초파일 실사를 수십 개 디자인해서 작업했는데, (이 시안이) 가장 인상적이고 올 봉축표어에 현 정세와 가장 부합한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리고 "그 어떤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그 누구도 차별해서도 차별받아서도 안 된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차별 없는 세상을 바라던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마 이 현수막 같지 않았을까.

며칠 후면 새롭게 출범할 정부도 서로 다른 존재를 존중하며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차별 없는 나라로 출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문빈정사는 어떤 곳?

 문빈정사는 광주무등산 증심사 계곡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사찰로, 불교운동과 민족민주 운동의 산실로 유명하다.
문빈정사는 광주무등산 증심사 계곡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사찰로, 불교운동과 민족민주 운동의 산실로 유명하다. ⓒ 네이버지도

문빈정사는 광주광역시 무등산 증심사 계곡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사찰이다. 1959년 4월, 대웅전은 밭으로 앞마당은 증심사 소유의 논으로 이루어진 터에 치성을 올리는 암자로 쓰이던 곳을 장문빈 여사가 매입하여 문빈정사라는 현판을 걸었다. 이후 18교구 백양사 말사로 등록됐다.

무등산과 세상이 접하는 터에 자리를 잡은 문빈정사는 1980년대부터 지선스님이 이곳에 주석하며 민족민주운동과 종단개혁에 앞장섰다. 불교운동과 민족민주 운동의 산실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에서 창립된 무등민족문화회와 문빈정사청년회는 신도회와 더불어 광주 민주화운동과 불교 자주화에 공헌했다. 무등민족문화회는 훗날 불교운동을 이끌었던 정토구현전국승가회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민족자주통일불교운동협의회, 전국불교운동연합의 모태가 됐다.

김철수, 이기홍, 문익환, 고은, 김지하 선생 같은 민주인사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강연이나 담론을 자주 했던 곳이며, 김남주 시인이 1989년 지성스님의 주례와 고은 시인의 사회로 혼례를 올린 곳이기도 하다.


#부처님오신날#문빈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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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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