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계기로 정치재개 가능성(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 두번 째 대권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생명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애초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선거기간 한때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기대를 모았던 터라 대선패배의 충격은 더한 상황이다. 더구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게도 뒤지며 며 3위를 기록한 점이 타격이다.
특히 호남에서의 득표율이 문재인 대통령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는 점에서 내상을 크게 입었다.
국민의당이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꿰차고 있는 데다, 선거기간 호남에 가장 공을 들이며 호남의 '적자'로 인정받으려 했으나 고개를 떨군 셈이다.
안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앞서 향후 거취를 밝힐 계획이다.
일단 정계은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현재로는 작다는 관측이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대선 패배를 승복하는 발언을 하면서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온 '미래 대비'를 기치로 정치인으로서 계속 뜻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는 당분간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전망이다.
대선후보로 등록하면서 국회의원직을 던진 만큼, 여의도 정치권 밖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선 패배를 찬찬히 반추해보고 어떤 방식이 억측과 오해를 줄이면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안 전 대표 측 주변의 반응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82일 만에 귀국해 4·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본격적인 정치 재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전 이뤄져 선거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당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어 안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할 수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 정치'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 재개의 가장 큰 변수는 국민의당의 내부 상황이다. 정계개편의 회오리바람 속에 국민의당이 휩싸일 경우 상황은 예측불허다.
당장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호남에서 입지가 줄어든 국민의당에서 원심력이 작동할 수 있다.
안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던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비토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미 안 전 대표가 양강구도를 형성할 당시 보수진영과의 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대해 불가론을 견지한 점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호남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공학적 연대에 대한 불가론을 국민과의 신뢰로 여기는 안 전 대표와는 입장차가 확연하다.
한 호남 중진은 통화에서 "지지율이 30%대로 치솟을 때 바른정당 등을 포용하는 느낌을 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 선제적인 정계개편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안 전 대표의 정치 재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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