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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 순 끝에 앙증맞게 피어난 소나무 암꽃.
솔 순 끝에 앙증맞게 피어난 소나무 암꽃. ⓒ 김학용

"아, 이 예쁘고 앙증맞은 보라색 열매는 뭘까? 혹시, 아기 솔방울일까?"

오늘 회사 화단 앞을 거닐다 우연히 소나무에 무언가 달린 것을 발견했다. 보랏빛을 띤 이 앙증맞은 열매의 정체는 바로 소나무 암꽃이었다. 반백 년을 살면서도 나는 왜 흔한 소나무에 이렇게 예쁜 꽃이 피는지 몰랐던가. 어찌 됐건 소나무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처음 알았다.

 소나무 암꽃은 수꽃 윗부분에 피며, 수꽃이 먼저 피어 송홧가루를 다른 나무에 전하고 난 후에 피어난다.
소나무 암꽃은 수꽃 윗부분에 피며, 수꽃이 먼저 피어 송홧가루를 다른 나무에 전하고 난 후에 피어난다. ⓒ 김학용

소나무는 암수 꽃이 있으며 벌이나 나비가 수정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람으로 수정된다. 가능한 자기 나무 수꽃의 꽃가루를 받지 않기 위해 암꽃은 수꽃 윗부분에 피며, 꽃이 피는 시기도 수꽃이 먼저 피어 송홧가루를 다른 나무에 전하고 난 후에 암꽃이 피는 이치다.

이는 같은 나무의 수정을 피해 유전적 다양성을 가진 씨를 맺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한 생존방식이라고 한다. 다른 나무를 통해 가루받이에 성공한 암꽃은 이듬해에 본격적인 솔방울로 자라나며 솔방울 안에는 소나무의 씨가 숨겨져 있다.

 솔 순 끝에 달린 소나무 암꽃.
솔 순 끝에 달린 소나무 암꽃. ⓒ 김학용

소나무 꽃은 5월경에 새로 나는 연녹색의 햇가지에 피며,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달리고 그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수꽃은 길이 1㎝ 정도의 타원형이고 햇가지 아래쪽에 이삭처럼 빙 둘러 달리며 꽃이 필 때 노란 꽃가루가 많이 나온다. 암꽃은 그보다 작은 지름 6㎜ 정도의 타원형이고 햇가지 끝에 2~3송이씩 달리며 예쁜 보라색을 띤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피어나는 솔 순을 우리는 어릴 적 '쌀밥'이라고 부르곤 했다. 이 솔 순 끝에 피어난 소나무 암꽃, 어쩜 이리도 예쁠까.

이 꽃이 피고 나면 어느새 송홧가루로 승화하여 이 땅의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온 나라를 훨훨 날겠지.

 5월쯤 피어나는 솔 순을 시골에서는 ‘쌀밥’이나 '보리밥'이라고 부르곤 했다.
5월쯤 피어나는 솔 순을 시골에서는 ‘쌀밥’이나 '보리밥'이라고 부르곤 했다. ⓒ 김학용



#소나무#소나무꽃#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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