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내 정보요원들의 살해·투옥을 폭로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내 현지 정보요원 20여 명이 중국 정부에 발각돼 살해되거나 투옥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각) 전·현직 정보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2010~2012년 미국의 정보 요원들을 조직적으로 공격하면서 첩보망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CIA는 중국 권력층에 깊이 관여한 정보 요원을 대거 포섭하면서 중국 정부 내부의 고급 정보를 수집했다"라며 "정보 요원들은 중국 권력층의 부패와 횡포에 환멸을 느낀 현지인"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러나 2010년 말부터 정보 유입이 서서히 줄어들더니 이듬해 CIA의 중국 내 첩보망이 완전히 무너졌다"라며 "중국 정부가 정보 요원들을 색출해 살해하거나 투옥했다"라고 밝혔다.
중국에 의해 살해되거나 투옥된 CIA 정보요원은 18∼20명이며, 이중 살해된 경우는 12명 정도로 알려졌다. 중국은 공포감을 퍼뜨리기 위해 일부러 동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정보 요원을 공개 총살하기도 했다.
당시 CIA는 연방수사국(FBI)과 합동으로 '벌꿀 오소리'(Honey Badger)'라는 암호명의 대규모 비밀 조사에 착수했으나, 중국 내 정보요원들이 발각된 정확한 이유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일부 변심한 정보요원들이 중국 측에 내부 고발을 했거나 안일한 활동으로 발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중국이 CIA와 정보요원들의 교신 내용을 해킹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가운데 CIA는 중국계 미국인 정보요원을 유력한 내부 고발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CIA가 이 정보요원을 조사했지만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고, 그는 미국을 떠나 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가족과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2013년까지 중국 내 정보 수집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현재 다시 첩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CIA에 확인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으나,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