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시들어버릴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1000일 동안 세월호를 움켜쥐고 있었다. 생중계되는 텔레비전 화면 너머로 산목숨을 그대로 물속에 가두는 처참한 장면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았다.
기도 속에서 응어리를 풀고 넋을 달랬다.
세월호를 잊지않겠다고 2014년 8월 30일부터 시작한 성심원 '세월호 1,000일 기도'는 5월 25일, 오늘 끝이 났다.
1000일을 기도하는 동안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행동하는 마음으로 함께해주었기에 세월호는 참사를 기록한 날로만 달력에 남지 않는다. 우리는 기도 속에서 '나라다운 나라'로 나가는 우리 사회를 보았다.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흉터다. 시간이 흐르고 기억은 점점 흐려진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생채기로 남는 세월호는 1000일 동안 기도면서 성찰하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세월호가 주는 교훈은 1000일은 넘어 우리 가슴 속의 현재진행형이다. 성심원을 휘감아 돌아가는 경호강 흘러가는 물처럼 끝없이 흘러가리라 믿는다.
"함께 울었던 첫마음으로 지리산 어머니의 마음으로 생명의 소리를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