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날로 커지는 경제적 격차라는 데 모든 정당이 동의합니다. 이 격차가 줄어들지 않으면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빈부격차의 핵심인 소득격차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방법의 하나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 노희찬 정의당 원내대표문재인 정부 출범을 맞아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교수가 25일 SBSCNBC 방송 <새 정부에 바란다 - 키맨들의 키워드>에서 최저임금 등 경제 현안을 놓고 불꽃 튀는 토론을 펼쳤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격차 줄여야
노회찬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현행 시급 6470원인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과 노동소득분배율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독일 사례를 보면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났다"라고 덧붙였다.
최배근 교수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고 이는 곧장 소비로 이어져 내수에 민감한 영세 중소상공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을 올리면 (영세업자들이) 자영업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면서 오히려 전체적인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진대제 전 장관은 평균적인 중소기업들의 지출구조를 설명하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 현재 5% 이익도 내기 힘든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아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최저임금 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3년 내에 50% 가량 올린다는 공약은 너무 무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타격을 받을 영세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4대 보험료를 지원하거나 임금의 일부를 보조해 주는 등 재정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도 "독일처럼 업종별로 유예기간을 두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고, 편의점 같은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비율을 낮추는 등 대기업의 양보를 이끌어 낼 필요도 있다"라고 제안했다.
4차산업혁명시대 일자리 위기, '청년기본수당' 검토 필요 지난 대선 기간 핵심 경제키워드 중 하나로 등장했던 '미래 먹거리'와 관련, 출연자들은 4차산업혁명의 본격화와 함께 일자리가 급속히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교수는 "대량실업 사태와 소득의 초양극화에 대비해 핀란드, 스위스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우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가장 직접적으로 고통을 겪게 될 청년세대를 위해 보편적인 수당제도를 도입하자"라고 제안했다. 최 교수가 제안한 청년기본수당은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3년간 매달 100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으로, 재원은 기존의 일자리예산과 저출산대책예산에서 연간 약 13조 원을 전용하자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윤증현 전 장관은 "복지제도를 만들 때는 '일할 의욕을 촉진하는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되는가' '지속 가능한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라며 "무차별적인 수당지급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진 전 장관도 "청년수당을 도입했을 때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라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은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방송에서 네 명의 출연자는 갓수(신이 내린 백수: 부모덕에 놀고먹는 청년), 빡침비용(홧김에 쓰는 돈), 냉파(냉장고 파먹기 : 장 볼 돈이 없어 냉장고에 있는 음식만 먹기) 등 세태를 반영한 이색키워드를 놓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