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4년, 이젠 재개원을 설계하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와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는 29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4년 전 이날은 옛 진주의료원이 완전히 문을 닫은 날이다. 홍준표씨가 경남도지사로 있을 때인 2013년 5월 29일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했다.
그해 10월, 국회는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권고했지만, 보건복지부와 경남도는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했던 홍준표씨는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4월 9일 경남지사를 사퇴했고, 현재 경남도정은 류순현 경남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맡고 있다.
김영만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의장은 "홍준표식으로 말하는 우리는 '도둑놈'이다. 그가 퇴임하던 날 소금을 뿌렸다고 해서 그는 우리한테 '도둑놈'이라 했다"며 "우리가 홍준표를 볼 때는 도둑이고 강도다. 도지사로 있으면서 의료원을 없애고,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았으며,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못하게 해 도민 참정권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공약이다"며 "현재 도정을 이끌고 있는 류순현 부지사나 주요 간부 공무원들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홍준표는 지난 대선 기간에 민주노총과 싸워 이겼다거나 강성귀족노조라 했다. 그 말은 결국 자신은 민주노총이 가장 두려웠던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 국민의 선택은 홍준표가 아니라 '공공병원 확대'였다. 경남도는 국민의 선택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 말했다.
강수동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은 의료 취약지역이다. 응급 환자가 발생해 사망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며 "우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서명운동과 시군지역 선전전을 벌여나갈 것"이라 말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4년 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였지만 막지를 못했다"며 "2013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의원은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재개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 말했다.
도민운동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탄생과 함께 진주의료원은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으로 살아나야 한다",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들은 "국회 국정조사 보고서, 대통령 공약에 담긴 진주의료원 재개원, 이제 현실화할 때다", "서부경남 도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 공공의료 강화와 공공병원 설립으로 시작하자"고 했다.
한편 도민운동본부는 이날 경남도에 '진주의료원 재개원 관련 경남도 행정부지사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 25개 의료취약지역에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하면서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과 공공의료 강화를 공약했다"며 "경남도 차원에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앞장 서서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해 어떤 계획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도민운동본부는 오는 6월 1일 오전 경남도청 행정부지사실에서 류순현 권한대행을 면담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전과 분위기가 달랐다. 이전에는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면 더러 청경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이날은 청경들이 없었다.
염기용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이 기자회견 마지막에 공개질의서를 들고 현관 안으로 들어갔고, 홍민희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이 나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