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억수로 올라오네."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앞 선착장에서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 정수근 기자(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가 말했다. 녹조 알갱이들이 물밑에서 몽골몽골 솟아 올라와 수면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걸쭉하지는 않았지만, 강물 전체가 옅은 녹색빛이었다.
4대강 수문 개방을 하루 앞둔 오늘(31일) 4대강 독립군이 찾아간 도동나루터는 침묵했다. 날은 흐렸고, 바람 한 점 없었다. 4대강 댐에 가로막힌 강물은 흐르지 않았다. 강이 아니었다. 나루터 앞 물가에서 죽은 붕어가 썩으면서 악취를 풍겼다. 녹조 제거용 수차는 녹색 부착조류에 둘러싸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구, 이건 완전히 썩었네."녹조 알갱이들이 치솟는 물속에서 정수근 기자가 무언가를 꺼내들면서 한 말이다. 손바닥 위에 올려놨더니 썩은 기생충이다. 강준치의 뱃속에 있던 생명체인데, 물고기가 죽은 뒤에는 뱃속에서 빠져나온다. 4대강 사업 이후 떼죽음을 당한 강준치의 뱃속에서 발견되던 기생충이다.
이곳은 내일(6월 1일) 수문을 열 합천창녕보와 달성보 사이에 있다. 국토부와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합천창녕보는 수문을 열어 수위 1m, 달성보는 수위 50cm를 낮출 예정이다. 이렇게 낮춰도 각 보의 수위는 9.50m, 13.50m나 된다.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는 높이 5m 이상이면 '대형댐'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데, 그 기준의 두 배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수문 상시 개방을 천명했을 때, 국민들은 녹조 해소를 기대했지만, 관련 부처는 수위 조절로 대응했다. 이들의 미흡한 조치로 인해 낙동강의 수질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 기자는 "녹조 제거를 위해서는 모든 수문을 활짝 열어서 강의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도 낙동강 8개 수문 중 4개보의 수위만 살짝 낮춘 건 그동안의 책임을 면하려는 관련 부처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들이 취수해 먹는 식수원인데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에 치명적인 독소를 내뿜고 있다"면서 "관련 부서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사항처럼 하루 속히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인 김희섭 씨(57. 도동1리)는 "전에는 이곳에서 멱을 감다가 잉어나 쏘가리, 조개(지금은 멸종위기종 1급)를 잡아서 그 자리에서 회를 쳐서 먹던 곳이었다"면서 "지금은 외래종인 블루길과 강준치만 잡힌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녹조를 거의 볼 수 없었는데, 물을 막고 나서부터는 매년 여름 내내 걸쭉하게 녹조가 피어나고 있다"면서 "일주일정도만 지나면 썩은 냄새를 뿜으면서 녹조가 창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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