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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쉽고 씁쓸하기도 한 오늘이다."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함안보에 왔다."

낙동강 창녕함안보(함안보) 수문이 개방된 날, 7년전 '공사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던 이환문(49) 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47)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한 말이다.

1일 오후 2시,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었다. 최 사무처장은 부산에서 이곳까지 달려와 "강은 흘러야 한다"고 외쳤고, 이 전 사무국장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창녕함안보 공사가 한창이던 2010년 7월 22일, 40m 높이의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날 두 활동가는 고무보트를 타고 들어가 크레인에 올라갔다.

이들의 고공농성은 그해 8월 10일까지 20일 동안 벌어졌다. 두 사람이 고공농성하는 동안 멀리 강 언덕에서 시민들이 '무사귀환'과 '4대강사업 반대'를 내걸고 촛불을 들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태풍이 오기 전에 고공농성을 해제했다. 이들은 크레인에서 내려오자마자 경찰에 연행되었고,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 수사에 이어 법정에까지 섰다. 두 사람은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때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지켜보았다. 누구보다 두 활동가는 어떤 마음인지가 궁금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을 개방한 가운데,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현장을 찾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을 개방한 가운데,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현장을 찾았다. ⓒ 윤성효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이환문 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010년 7~8월 사이 낙동강 창녕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이환문 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010년 7~8월 사이 낙동강 창녕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 윤성효

현장에 오지는 못했지만, 이환문 전 사무국장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많은 것들이 머리를 스친다.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며 "임희자, 정수근, 이경희씨 등이 생각난다. 좌절하지도, 지치지도 않고 끈질기게 버티며 싸워 온 그들이다. 그리고 문수 스님과 골재채취 노동자들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가슴이 미어온다. 하지만, 낙동강은 흘러야 하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절규했던 그 해 여름 낙동강의 외침이, 국민의 함성이 이제야 비로소 인정되고, 승리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며 "하루 빨리 낙동강이 본래 제 모습으로 되돌아오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최수영 사무처장은 "늦었지만 수문 상시 개방을 해서 다행이다. 4대강사업으로 강은 피폐해졌다. 이번을 계기로 이전 모습으로 되돌려지기를 바란다"며 "수문 개방을 해도 방류량이 적어 아쉽지만, 이것이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1년간 모니터링해서 추가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사회적, 정치적, 과학적으로 4대강사업의 폐해는 드러났고, 그것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수질 악화와 수생태계 교란뿐만 아니라 국민들한테 오랫동안 불편을 주고 있다"고 했다.

최 사무처장은 "녹조 때문에 국민들이 식수 불안을 겪고, 농민과 어민들도 생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하루 빨리 보 전체의 수문을 개방해야 하고, 철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재자연화를 기대했다. 그는 "고공농성 이후 함안보에는 세 번 정도 왔었다. 함안보를 마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왔다"며 "빨리 낙동강이 회복되어 생명력이 되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낙동강#이환문#최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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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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