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기준으로 미국에는 116만 명의 소방관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여성소방관의 숫자는 8만5천1백 명으로 전체 소방관의 7.3% 정도를 차지한다.
남성 중심 조직인 소방서에 여성들의 참여가 시작된 지도 벌써 200년이 지났다. 진압대원, 구급대원, 구조대원, 소방검열관, 화재조사관, 소방안전담당관, 훈련교관, 소방서장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여성소방관들의 활약상을 보는 것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협업을 통해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미국의 소방서는 소방관 선발 체력시험에도 남녀구분이 따로 없다. 이는 소방관 체력시험에서 남성과 여성의 기준이 다른 우리나라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여성들이 소방에 입문하게 된 시기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15년 뉴욕시 노예였던 몰리 윌리엄스(Molly Williams)라는 여성이 오셔너스 엔진 컴퍼니 11(Oceanus Engine Company 11)의 소방대원이 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20년대 후반에는 뉴저지에서 엠마 버넬(Emma Vernell)이라는 여성이 순직한 소방관이었던 남편을 따라 50세에 소방관이 되었다. 그녀는 뉴저지 주로부터 공식 임명을 받은 첫 번째 여성소방관이 됐다.
1942년 캘리포니아 산림국에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첫 번째 산불화재 진압팀(Forest Firefighting Crew)이 만들어진다. 진압팀은 선임 소방관을 포함해 소방차 운전요원, 소방대원, 그리고 요리사로 구성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성소방대원들은 정규직이 아닌 의용소방대원이거나 출동이 있을 경우에만 비용을 지급받는 유급소방대원이었다.
최초로 정규직(Career) 소방관이 된 사람은 1973년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샌드라 포시에르(Sandra Forcier)라는 여성이다.
소방에 여성소방관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도 등장하게 된다. 바로 미국여성소방대원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Women in Fire and Emergency Services)가 그것이다.
협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성소방대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협회의 멤버들은 미국방화협회(NFPA)에서 만들어 내는 각종 소방안전기준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국립소방학교(National Fire Academy)를 비롯해 여러 소방관련 협회에 자문을 해 주기도 한다.
남성 일변도의 조직에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불어넣어 조직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대한민국 소방에도 여성들이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2015년 국민안전처 통계자료를 보면 여성소방관은 2729명으로 전체 소방관의 6.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회에 우리도 여성소방관의 장점을 살린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그들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