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어느 특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점과 예술을 통해서 사회구성원들이 특정사안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연대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소통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방관들의 명예와 자부심 뒤에 가려진 고통, 즉 트라우마, 부상, 그리고 순직에 대한 두려움은 소방관의 행복과 사명감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그런 소방관들을 위로하고 그 직업적 소명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예술인들이 나섰다.
영화, 미술, 음악, 책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소방관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고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2013년에는 애리조나 산불로 인해 19명의 산불 진압대원(Hotshot Crew)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이 끔찍한 사고로 열아홉 가정이 가장을 잃었고, 총 51명의 아이들이 아빠 없는 천사로 남겨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유명 컨트리 음악가수 디어크스 벤틀리(Dierks Bentley)가 동료 음악인들과 지역 방송국의 도움을 받아 그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모금된 공연 수익금 47만6천 달러(우리 돈 5억3천만 원)는 순직한 소방관들의 가정에 전달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소방관을 위한 예술인들의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필로(FILO)'라는 젊은 예술인들의 모임이 제일 먼저 그 문을 열었다. 'FILO'는 "First In, Last Out"의 약자로, "재난현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서, 제일 마지막에 나온다"라는 의미의 소방관 모토다.
예술이 '시대의 안전파수꾼'인 소방관을 위로하고 그들의 역할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조명하는 일은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감동스러운 것은 소방관들의 삶 그 자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