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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왔던 가뭄이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한반도를 찾아왔다. 당시 직접 현장에 가서 보령댐의 가뭄상황을 파악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의 가뭄도 그때 못지 않을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2년전 가뭄이 찾아왔을 때 42년만의 가뭄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625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여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 설치 사업'을 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올해 찾아온 전국적인 가뭄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청천호 청천호
청천호청천호 ⓒ 최홍대

보령의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은 충남 보령, 서산, 당진, 서천,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8개 시군에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지만 청천 저수지는 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물이 말라서 저수지라기 보다는 그냥 작은 하천이 자리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말라버린 호수 호수공원
말라버린 호수호수공원 ⓒ 최홍대

최대 208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청천저수지는 지난해 준설공사를 마쳤으나 물부족으로 인해 말라가고 있었다. 2015년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긴 했으나 충남서북부 지역의 물부족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

청천호 위쪽으로 올라가면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물이 없어서 산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며 충남 서부에서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을 만나볼 수 없었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천호 호수공원은 1960년에 대천천 지류를 막아 만든 청천호는 총면적 84만평에 유역면적 7010㏊, 저수량2만800㎥의 보령시 최대 저수지이다.

보령댐 보령댐 주변 관광지
보령댐보령댐 주변 관광지 ⓒ 최홍대

재앙이라고 부를 정도로 비가 중요한 과거 농경사회와 달리 현대는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서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 농경사회 기반의 사회에서는 기우제가 큰 행사였다. 본격적인 농경사회로 진입한 고조선 국가에서도 기우를 비는 풍습이 있었다.

명산대천이나 시조묘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삼국시대, 불교식 법회에서 지낸 고려, 유교식 기우제와 주술적 방법까지 동원한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기술이 발전하고 관개수리가 발달되어 미신 같은 기우제에 기대는 사례는 줄었지만 최악의 가뭄에 비를 바라는 기우제가 충청남도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일 홍성군은 주민과 함께 5년 만에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보령댐 보령댐
보령댐보령댐 ⓒ 최홍대

총사업비 1,714억 3,900만원이 투자되어 건설된 보령댐은 유역 면적 163.6㎢, 홍수위 75.5m, 만수위 74m, 저수위 50m에 저수 총량 1억 1,690만㎥에 이르는 충남 서부지역 최고 댐이다.

보령호 보령호
보령호보령호 ⓒ 최홍대

보령시는 보령댐 주변으로 사진찍기 좋은 곳을 선정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경관 포인트로 만들어 놓은 장소 중 가장 물이 많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 본다. 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저수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1998년 준공 이후로 가장 낮은 저수율로 평균적인 저수율을 보일 때는 바로 코앞까지 물이 차 있어야 한다.
말라버린 상류 상류
말라버린 상류상류 ⓒ 최홍대

2년이 넘는 가뭄으로 인해 황토색의 흙을 보이는 곳 위로 녹색의 수풀이 내려와서 덮고 있는 상태이다. 곳곳에는 수몰 전에 있었던 집이나 도로 같은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이곳은 보령댐의 상류지역으로 물이 잠겨 있었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만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6월 말을 기준으로 870만t (저수율 7.5%)을 밑돌면 제한급수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다행히 2015년에 만들어진 금강 백제보와 보령댐 간 개설된 도수로를 통해 금강물 11.5만t이 유입되어 간신히 제한 급수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는 비 예고가 있기는 하지만 중부지역에는 가뭄을 해소할 정도의 양이 내리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짦게는 2~3개월에서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가뭄으로 인해 충남 지역은 제한적인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보령댐#청천호#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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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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