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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노동자들이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고 과로사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노동환경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23일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아래 '산추련', 부산울산경남권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은 부산울산경남지역 집배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환경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되었고, 6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사회연대기금'으로 지원해 이루어진다. 이들은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는 하루 10시간 중노동 NO(안돼),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토요일 택배 NO"를 내세우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에 9개 지역청이 있고, 경남은 부산청 소속이다. 부산청에는 2600여명의 집배 노동자가 있고, 이들 중 30% 정도는 비정규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년 사이 집배노동자 9명이 사망했고, 대부분 과로사 논란을 빚었다. 산추련은 "우정사업본부가 유승희 의원실에 낸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2015년 우리나라 노동자 재해율은 0.5% 수준인데 반해 우정사업본부의 재해율은 1.03% 수준으로 한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했다.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부산울산경남권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원회는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사회연대기금 지원으로 '집해 노동자 노동환경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부산울산경남권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원회는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사회연대기금 지원으로 '집해 노동자 노동환경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 이은주

산추련이 지금까지 파악한 집배 노동자의 근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산추련은 "공식적인 출근 시간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공식 출근 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아침 7시에 출근해 일하기도 한다"며 "하루 업무가 정해져 있어서 오전 일찍 나와서 미리 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선거나 명절, 연말에는 '특별수송기'로 하루 노동시간이 14시간 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집배 노동자들은 토요일에도 출근해 업무를 봐야 하는데, 산추련은 "토요일에 일해야 하니까 피로가 계속 쌓인다"고 했다.

집배노동자들은 집배업무 표준시간이 있는데, 편지배달은 2.1초, 등기는 28초, 소포는 30.7초다. 산추련은 "하루 정해진 물량을 처리하다 보면 밥은 제때 편안하게 먹을 수가 없어서 배달지로 이동하다 잠시 후미진 곳에서 먹어야 할 정도다"라 했다.

토요일 택배에 대해, 산추련은 "토요일 택배는 누군가의 휴일을 빼앗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동의한다면 토요일 택배 거부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벌여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 했다.

집배 노동자들은 노동환경에 따라 각종 질병노출 위험을 안고 있다. 도로변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해 대기오염에 직접 노출되거나 우편물 등 분류 과정에서 각종 분진 노출, 교통사고 위험 등이다.

산추련은 "노동환경 악화로, 집배노동자들은 각종 암과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정서적 문제, 탈진과 통상, 사고 등 위험이 존재한다"고 했다.

조사는 '집배 노동자 교육'과 '설문조사', '소집단 토론', '작업장 조사와 평가' 등의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는 '직무스트레스', '탈진지수', '소화기 증상', '근골격계 증상' 등을 파악한다.

산추련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집배노동자들이 얼마나 힘든 노동을 하는지가 사회적으로 알려지고, 집배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조사 결과 발표 보고회도 열 것"이라 밝혔다.


#집배노동자#산재추방운동연합#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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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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