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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년의 임기를 종료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 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 운명도 아니다”며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정의당 대표 임기 마친 심상정 "사랑해 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년의 임기를 종료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 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 운명도 아니다”며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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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5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정치 개혁의 핵심은 선거 제도 개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비정규직, 여성, 자영업자, 청년, 노인 등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대표해서 국민을 골고루 대변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저희 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혁 전면에 나서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입니다."

2017년 7월 10일, 심 대표는 퇴임 기자회견에서 또 이렇게 말했다.

"선거제도 개혁 없이 정의당 세대 교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의당이 집권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지도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4기 지도부도, 저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습니다."

2년 여 동안 선거제도 개혁은 지지부진했다. '박근혜-최순실' 적폐 덩어리가 너무 크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의당에게는 선거 개혁이 중요한 상황, 심 대표는 왜 연임에 도전하지 않는 걸까.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강하고 매력적인 정의당을 위해 필요한 게 많습니다. 그 중 리더십을 두텁게 형성하는 것이 강한 정의당으로 가는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발 밑이 비어 있다', '노회찬 발 밑이 비어 있다' 그런 지적이 많았습니다. 당이 어느 정도 대중 정당으로서 기틀을 갖추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지금이 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확충하는데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정의당이 제1야당 되는 상상해달라"



심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자신의 퇴임이 세대 교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도력을 확충하기 위한 것"임을 밝히며 이와 관련하여 선거 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기성 정당들은 나 같은 사람이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우리 당이 그 동안 승자 독식 선거제도 하에서 지역구를 돌파하는데 제약이 많았다"면서 "지역구 돌파를 한 사람이 심상정과 노회찬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두 사람만 크게 기억을 하고 계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당 대표를 바꾼다고 새로운 지도력 기반이 확충되는 것이 아닌 만큼, 그와 더불어 유능한 정의당 젊은 정치인들이 공직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선거 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정개특위 구성되면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실현하는데 국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심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촛불 시민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나는 이것이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우리 시민들의 고단한 삶은 바뀌지 않았고, 60년 기득권 체제도 여전히 공고하다. 무엇보다 촛불 이전에 구성된 낡은 국회가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촛불 시민 혁명은 정권 교체를 넘어 2020년 총선 혁명으로 이어져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기득권 편향의 낡은 국회를 바꿔야 한다"며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달라. 선거 제도 개혁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 달라. 거침없는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앞으로 특히 청년들과 자주 만날 것"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년의 임기를 종료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윤소하 의원이 심 대표를 안아주고 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 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 운명도 아니다”며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심상정 안아주는 윤소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년의 임기를 종료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윤소하 의원이 심 대표를 안아주고 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 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 운명도 아니다”며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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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동안을 돌아보면서 "정의당이 대중 정당으로서 기틀을 만드는 데 가장 주력했으며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촛불 시민 혁명에 가장 밀착해서 탄핵 정국을 선도한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 어느 정당보다 촛불의 의미를 정확히 인식했고, 한 발 앞서 실천했으며, 일관성을 갖고 탄핵 정국을 선도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심 대표는 "아직 우리 당이 여섯 석을 갖고 있는 작은 정당이다. 군소 정당 딱지를 떼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면서 "아마 차기 지도부가 군소정당 딱지를 떼는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심 대표는 "당의 체력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정의당이 집권력을 갖춘 유력 정당이었다면 아마 더 전폭적인 성원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심 대표는 재차 "군소 정당에서 유력 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당의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리고 그것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로 가시화될 것이라 본다"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심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는 특히 청년들과 자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 대표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시민들과 광범위하게 만나 소통하고 힘을 모아보겠다"면서 "그 중 특히 청년들과의 만남을 중심에 놓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심 대표 퇴임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의당 대표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내일이면 2년의 임기가 종료됩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국가로 보나 정의당으로 보나 중대한 전환기에 당대표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2015년 당대표를 맡으면서 정의당을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당원 수와 지지율이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량적 성장보다, 제가 임기 중에 가장 주력했던 일은 정의당을 현대적인 정당체제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정의당이 진보적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 정책미래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예산과 조직 혁신을 통해 풀뿌리 조직을 강화, 확대했습니다. 또 교육연수원을 통해서 당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일상적 교육 시스템도 갖춰왔습니다. 이제 정의당은 과거 낡은 정파 질서를 넘어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현대적 정당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은 저와 정의당에게 뜻깊은 선거였습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라는 정의당의 비전을 국민께 또렷이 제시했습니다. 특히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크게 호응했고, 국민들로부터도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이 아닙니다. 운명도 아닙니다.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입니다.

제가 정의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무엇보다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촛불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안아 탄핵정국을 선도해낸 것입니다. 촛불의 의미를 그 어느 정당보다 가장 철저히 인식했고, 한발 앞서 행동했으며, 일관성을 갖고 촛불시민과 함께 실천해왔습니다. 이는 다른 정당들처럼 선거용으로 벤치마킹한 진열 상품이 아니라, 촛불시민의 요구가 바로 정의당의 비전이고, 존재이유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촛불시민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저는 이것이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 시민들의 고단한 삶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60년 기득권 체제도 여전히 공고합니다. 무엇보다 촛불 이전에 구성된 낡은 국회가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임을 앞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촛불시민혁명은 정권교체를 넘어 2020년 총선혁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기득권 편향의 낡은 국회를 바꿔야 합니다.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18세 투표권 도입 등 정치개혁에 계속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주십시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주십시오. 거침없는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임기를 마치고 정의당의 자랑스러운 당원이자 국회의원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더 큰 사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 청년과 여성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꿈을 이뤄가는 것입니다. 이제 국민의 삶 한복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시민 여러분을 만나고 대화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내일 확정될 정의당의 4기 지도부에도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태그:#심상정, #선거 개혁, #정의당, #노회찬, #윤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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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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