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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초교 앞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 현장.
 ‘남산초교 앞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 현장.
ⓒ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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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상, 공사업체는 토석을 나르기만 하고, 최종 처리 책임은 여수시

공사비만 100억 원대인 '남산초교 앞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아래 '남산공원 정비사업') 중에 나온 토석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진모지구 매립지에 쌓이고 있다.

공사를 감독하는 여수시 관계자는 "남산공원정비사업 과정에서 나온 토석 전량을 진모지구에 쌓고 있다"고 말했다. 진모지구에 쌓여진 토석의 용도에 대해서는 "매립지를 높이는 '성토용'이기도 하고, 적치해뒀다가 치우게 되는 '임시보관용'이기도 하다"고 말해 남산공원정비사업의 토석을 주먹구구식으로 진모지구 매립지에 방출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남산공원 정비사업이 끝나면 경사면이 완화되고 위에는 공원이 들어선다.
 남산공원 정비사업이 끝나면 경사면이 완화되고 위에는 공원이 들어선다.
ⓒ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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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남산공원 정비사업은 현재 토목공정 78%를 마치고 10월 말에 준공할 예정이다. 토목공사 이후 이곳에는 남산공원이 조성된다.

남산공원의 경사지를 정리하면서 나오는 토석은 54만 루베(㎥)다. 앞으로 토석 4~5만 루베를 더 처리해야 한다.

진모지구 테마파크는 구상일뿐, 예산확보 안 돼

현재까지 남산공원에서 나온 토석 전량이 쌓이고 있는 진모지구는 '국민생활체육 해양레저스포츠 테마파크'건립 예상 지구다. 하지만 구상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업은 추진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은 제177회 여수시의회 정례회에서 진모지구 테마파크 조성 계획에 대해 박성미 의원의 질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여수시 해당 과장은 답변에서 "우리 시는 토지를 제공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건설·운영을 하는 사업방식으로 약 44,000㎡ 면적에 총사업비 460억 원 전액을 국비인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예산 확보를 위해서 "문체부 및 기재부를 적극 설득함은 물론 국회의원들의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고 답변했다.

진모매립지에 쌓이는 토석, '성토'냐? '적치'냐?
진모지구에 쌓여지고 있는 '남산공원'에서 나온 토석. '성토'냐? '적치'냐? 대책 없이 토석이 쌓여지고 있다.
 진모지구에 쌓여지고 있는 '남산공원'에서 나온 토석. '성토'냐? '적치'냐? 대책 없이 토석이 쌓여지고 있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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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의 단독 결정으로 사업계획을 세우지도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 체육지원과 관계자도 진모지구가 국민생활체육 관련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마스터 플랜 속에 들어있지만, 남산공원 토석이 쌓여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거기에 왜 남산공원 토석이 유입되는지, 앞으로 얼마나 쌓게 되는지, 남산공원 관련 부서가 아니어서 그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립지여서 성토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구체적인 체육 테마파크 계획이 추진된 바 없어, (아직은 획정도 안 된 단계여서) 성토를 할지, 성토를 한다면 어느 정도 높이로 해야 할지 그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고 답했다.

시의 소관 업무상 나오는 남산공원의 토석을 한 곳에서는 방출만 하고, 시가 관리하는 매립지 체육관련 테마파크 부지에서는 토석을 받아 주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모지구 매립지 토사반입에 관한 부서 간 업무협의 과정에서 '체육지원과'는 배제됐다. 체육지원과는 체육 관련 테마파크를 조성하게 될 주무부서다.

여수시의 부서 간 실질적인 업무협의가 제대로 안 되는 '소통 부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육관련 테마파크가 들어설 계획인 진모 매립지는 현재 거대한 능선 모양을 이루면서 흙이 계속 쌓여지고 있는 중이다. 

진모지구에 쓰레기와 돌무더기 방치로 미관 해쳐
진모지구 매립지 주변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를 쉽게 만난다
 진모지구 매립지 주변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를 쉽게 만난다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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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미 의원도 이로 인해 "쓰레기도 주변에 방치되고, 일부 산업폐기물이 무단 매립될 우려도 있고. 또 바다로 연결되는 '굴강'(파서 만든 강)형태의 연못에는 매립지에 쌓아둔 토석이 빗물에 밀려 황토가 연못에 쌓여있다. 이 황토물은 바다로 유입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모지구에 쌓여지고 있는 '남산공원'에서 나온 토석. '성토'냐? '적치'냐? 특별한 목적없이 흙이 쎃여지고 있는 현장.
 진모지구에 쌓여지고 있는 '남산공원'에서 나온 토석. '성토'냐? '적치'냐? 특별한 목적없이 흙이 쎃여지고 있는 현장.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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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 의원은 여수엑스포 당시 서커스장으로 사용된 부지에는 대형 돌들이 방치돼 있어 주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미관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대조기 때 진모지구 도로까지 물이 침범했다"며, "큰비와 함께 대조기를 맞는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박 의원은 걱정했다.

지난달 26일 대조기때 진모지구 도로에 바닷물이 차올라 왔다. 큰비가 안와서 다행이었다.
 지난달 26일 대조기때 진모지구 도로에 바닷물이 차올라 왔다. 큰비가 안와서 다행이었다.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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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매립지 곳곳, 융기되거나 침하현상 나타나

이곳으로 산책 나온 돌산읍 청솔아파트 주민 김아무개씨는 "탄성 소재로 포장된 산책로 일부는 지진이 난 것같이 솟아버려 걷지도 못한다"면서 "뻔히 봐도 여기 쓰인 예산이 아깝고, 매립지여서인지 여러 곳이 꺼져있거나 솟아있어, 앞으로 공사를 해도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우려와 함께 불편함을 호소했다.

진모지구내 산책길이 매립지 특성상 뒤틀리고 변형돼 있다.
 진모지구내 산책길이 매립지 특성상 뒤틀리고 변형돼 있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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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지구에 조성한 산책로는 탄성 소재로 돼 있지만 침하와 융기로 튀틀려  사람 통행이 안되고 방치된 상태다.
 진모지구에 조성한 산책로는 탄성 소재로 돼 있지만 침하와 융기로 튀틀려 사람 통행이 안되고 방치된 상태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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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도 "이미 축구장으로 사용된 부지도 바닷물이 스며들어 천연잔디가 죽어 새롭게 인조잔디를 조성한 바 있으며, 지금도 축구장은 뒤틀리거나 침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이곳 진모지구는 매립지의 기본 원칙이 준수되지 못한 구역으로 우려스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걱정을 했다.

진모지구 공원 산책길. 탄성소재 산책용  길 옆으로 바위들이 널려 있다. 남산공원에서 나온 돌이다.
 진모지구 공원 산책길. 탄성소재 산책용 길 옆으로 바위들이 널려 있다. 남산공원에서 나온 돌이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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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지구 현장을 확인한 결과 대형 석재가 무질서하게 방치돼 있고, 매립지 특성상 공원으로 조성된 곳곳이 침하된 상태다. 공원으로 조성했던 벽돌 길은 물이 고여 있고, 운동용 산책길 일부는 돌출이 심해 사용을 못 하고 방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모지구내 벽돌로 조성한 길이 침하되거나 솟아나 물이 고여있고 벽돌이 나뒹굴고 있는 모습.
 진모지구내 벽돌로 조성한 길이 침하되거나 솟아나 물이 고여있고 벽돌이 나뒹굴고 있는 모습.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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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 의원 역시 "지금 상황으로 봐서 진모지구의 방치는 심각하다"라면서 "업체에서 석재를 팔려고 임시 보관했다면 그 업체에 특혜를 주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모매립지 흙, 다시 치우려면 막대한 예산 또 들여야
멀리 포크레인이 보이고 진모지구에 토석이 차근찬근 쌓여가고 있는 모습.
 멀리 포크레인이 보이고 진모지구에 토석이 차근찬근 쌓여가고 있는 모습.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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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진모지구 체육 테마파크 예정지에 무계획적으로 토석을 쌓는 것에 대해 시의회 김유화 의원은 "앞으로 다시 토석을 처리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여야 하는데 이중의 예산 낭비다"며 시의회에서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했다.

또한, "시에서 진모지구를 '성토'를 해야 한다면 정확히 몇 미터 높이로 할지를 정해서 정해진 만큼만 성토를 하고, 또 토석 적치보관은 보관대로 별도로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혜라는 지적에 시 관계자는 "토석은 진모지구로 운반 처리한다고 계약돼 있어 문제가 없고, 남산에서 나온 돌은 시에서 개인에게 매각했다. 남산공원에서 나온 돌에 흙이 묻어있어 씻어지도록 진모지구에 현재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혜는 없다"고 말했다.

진모지구가 성토하면 맞은 편 상포지구는 더 낮아지게 된다.  기 조성한 상포지구 길과 매립지는 다시 조성되어야 한다.
 진모지구가 성토하면 맞은 편 상포지구는 더 낮아지게 된다. 기 조성한 상포지구 길과 매립지는 다시 조성되어야 한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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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지구 '성토'하면, 결국 상포매립지 공사도 다시 해야

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바다 쪽 진모지구가 성토를 하게 되면, 이미 분양까지 마친 상포매립지도 당연히 성토가 이뤄져야 하고, 그럴 경우 상포지구에 기 조성한 도로들은 무용지물이 된다"며, 결국 지금 수사 중인 상포매립지 관련 준공 인허가권자라고 주장한 여수시에 대해서 "상포매립지의 성토를 다시 해야 하고, 도로도 다시 내야 한다면 준공인가를 내준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시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진모매립지, #진모지구, #상포매립지, #상포지구, #여수 남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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