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최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논란과 관련하여 '갑질 피해자 체험법' 발의 의사를 밝혔다.
하 최고의원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장한 회장이 직접 수행비서를 체험해 보면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뼈저리게 느낄 것"이라면서 "계속 반복되는 폭언·갑질 사건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 가해자가 피해자의 삶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갑질 피해자 체험법을 발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 최고위원은 "대부분 벌금형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니 뿌리뽑기 힘든 것"이라며 "기존 사회 봉사 명령 제도 안에 피해자 직업 체험을 포함시키면 처벌이 가능하기에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법 적용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하 최고위원은 "현재는 재판부가 따로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을 뿐"이라며 "근거를 명시해주면 판사들 입장에서도 '같은 육체 봉사라도 이게 더 효과적이겠다'고 판단하고 그런 판결을 많이 할 것이라 본다"고 말해 현실적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이장한 종근당 회장 경우에도 "예를 들어 경찰청장 수행기사나 마을 버스 운전 기사 등 공공 영역 관련 체험 명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명령을 내릴지는 사법부 영역이다. 재판장이 재량껏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 최고위원은 "이런 법이 생기고 판례가 쌓인다면 심리적 예방 효과도 크다고 본다"면서 "법안 검토는 다 끝난 상황으로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발의할 예정이다. 계속 (법안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먼저 법안 발의 이유와 내용 간단히 소개해달라."폭언이나 갑질로 처벌받으면 대부분 벌금형이다. 이번 (종근당 이장한 회장) 경우도 그렇게 끝날 가능성 높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니 뿌리뽑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고 형사적으로 심하게 처벌하긴 또 어렵다. '이런 폭언·갑질을 예방할 수 있는 처벌이 뭘까' 고민하다가, 입장 바꿔 체험하게 하면 회개하는 효과가 크지 않겠느냐 판단한 것이다. 사회봉사 명령 제도가 있다. 이 제도 안에 폭언이나 갑질 가해자의 피해자 직업 체험을 포함시키면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하는 것이다."
- 현실적으로 법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지금도 이런 사람들(폭언·갑질 가해자들)에게 사회 봉사 명령 내리지 않나. 피해자 입장에서 하는 체험을 판사들이 재판부에서 따로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을 뿐이다."
- 근거만 마련하면 시행이 가능하다?"그렇다. '갑질 피해자 직업 체험'과 같은 근거를 명시해주면 판사들 입장에서도 '같은 육체 봉사라도 이게 더 효과적이겠다'고 판단하면 그런 판결을 많이 할 것이라 본다."
- 최근 문제가 된 종근당 회장 경우는 어떻게 적용하나."뭐, 운전 기사 해 보는 거다. (자가용차 운전기사 체험 방법을 묻자) 예를 들어 경찰청장이 괜찮다고 하면 경찰청장 수행기사로 일주일 체험할 수 있지 않겠나. 공공 영역 관련해서 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을 버스 운전 기사를 얼마 동안 체험하라는 명령도 할 수 있을 거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명령할지는 사법부 영역이다. 재판장이 재량껏 하는 것이다. 이런 게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자신이 기사 체험을 하면 다른 봉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뉘우치는 정도가 크지 않겠나. 그냥 벌금 내고 말면 그때뿐이니까. '그때뿐이지' 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다?"그렇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판례가 쌓이고, 또 이런 법 자체가 생기는 것이, 갑질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심리적 예방 효과도 크다고 본다. (체험)하면 얼마나 창피하겠나."
- 발의는 언제쯤?"빠르면 이번 주 안에 할 예정이다. 법안 내용은 검토가 다 끝난 상황이다."
-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국회법상 아무리 빨라도 3개월은 걸린다. 빠르면 올해 안에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추진하겠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갑을이 항상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살면 갑질이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