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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침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이곳해서는 해마다 17일 가라스마시조 거리에서  신가마가 출발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됩니다. 거리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축제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 그 자체입니다. 해마다 구경꾼들이 30만 명을 넘습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는 야사카신사를 중심으로 열립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가 열리는 동안 야사카신사 둘래 도로는 보행자 천국이라고해서 자동차가 다니지 못합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는 야사카신사를 중심으로 열립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가 열리는 동안 야사카신사 둘래 도로는 보행자 천국이라고해서 자동차가 다니지 못합니다. ⓒ 박현국

원래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는 돌림병을 없애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식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역사적인 기원을 말하거나 문서로 남아있는 증거를 대기도 하지만 오래 전 사람들은 돌림병이나 재난을 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신을 기쁘게 하고, 제물을 올려서 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병이나 재난에서 벗어나려 했습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도 그러한 사례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전해내려온 축제이니 마을 사람들도 예전처럼 신가마를 조립하여 세우고, 신가마가 벌이는 행렬 즉 지신밟기를 따라서 합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는 교토 시조가라스 거리를 중심으로 여러 마을에서 신가마 23기를 준비합니다. 참가하는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6천 명쯤입니다. 마을마다 7월 초부터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온 나무를 꺼내서 조립을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전에 조립을 마치고, 사람들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 전날밤 야사카신사의 노무대에서 이와미가구라가 열립니다. 기온축제의 기원이 되는 스사노오(素?嗚尊)신이 머리가 8개, 꼬리가 8개 달린 큰뱀(八岐大蛇)을 없애고 하늘 칼을 얻었다는 내용을 춤과 노래로 연출합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 전날밤 야사카신사의 노무대에서 이와미가구라가 열립니다. 기온축제의 기원이 되는 스사노오(素?嗚尊)신이 머리가 8개, 꼬리가 8개 달린 큰뱀(八岐大蛇)을 없애고 하늘 칼을 얻었다는 내용을 춤과 노래로 연출합니다. ⓒ 박현국

이곳 마을 사람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축제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나 교토 시내 젊은 대학생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축제도 참가하고, 아르바이트로 돈도 벌수 있으니 즐거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요즘 교토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올해 이미 천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축제 현장에서도 중국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더 많이 들릴 정도입니다. 거리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고, 걸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무병장수' 기원하는 의례, 이젠 무더위 이기는 축제로

            17일 아침 9시 나기나타호코(長刀?)를 선두로 지신밟기가 시작됩니다. 출발 전 가마 앞에서 부채를 든 사람들이 출발 의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17일 아침 9시 나기나타호코(長刀?)를 선두로 지신밟기가 시작됩니다. 출발 전 가마 앞에서 부채를 든 사람들이 출발 의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는 17일 오전 9시 가마호코 준코 지신밟기가 중심 행사입니다. 이것을 사키마츠리(前祭)이라고 하여 신을 태운 가마 23기가 지신밟기를 합니다. 시조가라스마를 출발한 신 가마들은 야사카 신사, 시청 앞을 거쳐서 각자 자신의 마을로 돌아갑니다.

이후 24일에는 아토마츠리(後祭)이라고 하여 다시 신을 태운 가마 23기가 지신밟기를 합니다. 이 때는 신을 태운 신 가마들이 오전 9시 30분 가라스마오이케에서 출발하여 시청앞을 거쳐서 야사카 신사로 갑니다. 일부 하나카사 신가마는 오전 10시 야사카 신사를 출발하여 시청 앞을 돌아서 야사카 신가로 가기도 합니다.

           신을 태운 가마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호코(?) 사람이 올라타서 악기를 연주할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야마(山)는 사람이 타지 않고 끌고 갑니다.
신을 태운 가마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호코(?) 사람이 올라타서 악기를 연주할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야마(山)는 사람이 타지 않고 끌고 갑니다. ⓒ 박현국

7월 중순 교토을 비롯한 간사이 지방은 서서히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이 무더운 여름 마을 사람들은 신을 태운 가마를 조립하여 무거운 신 가마을 끌거나 밀면서 지신밟기를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구경하기 위해서 일본 전국에서 모여들고, 외국에서도 사람들이 구경오기도 합니다.

기온 마츠리 축제의 원래 목적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례였습니다. 이제 신앙적인 원래 목적은 사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해서 준비하고, 참가하여 여름의 더위와 열기를 더불어 발산하면서 무더위를 이길 자신감을 얻는지도 모릅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을 태운 가마를 조립하고 있습니다. 신 가마를 조립하는 곳이나 입간판을 세우는 곳은 땅에 구멍이 있어서 이곳에 말둑을 고정시켜놓고 조립을 시작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을 태운 가마를 조립하고 있습니다. 신 가마를 조립하는 곳이나 입간판을 세우는 곳은 땅에 구멍이 있어서 이곳에 말둑을 고정시켜놓고 조립을 시작합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교토시 관광협회, http://www.kyokanko.or.jp/gion/gyoji.html, 2017.7.17
교토신문, http://www.kyoto-np.co.jp, 2017.7. 9-10일 연재,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 열광의 그늘, 거듭되는 변화, 재정격차.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지신밟기#신가마#무병장수#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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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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