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새 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제가 유권자로서 볼 때는 결코 새로운 게 없었습니다. '새로운 정치를 한다면서 여성 참여 없는 정치가 무슨 새로운 정치야, 저건 사기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국민의당이 성평등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17일 국민의당이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신용현 국회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여성 핵심당원 행사에서 나온 지적이다. 토론자로 나선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 대표는 이같이 말하면서 "여성 할당 30%를 요구하는 건, 기존 남성 정치에 여성을 끼워 넣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전국여성위는 이날 히포시(HeForShe) 캠페인 뒤 '성평등 정당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 공청회'를 진행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위정희 여성위 부위원장(당헌당규TF팀)이 "지금은 당헌·당규에 없지만, 향후 여성 참여 보장을 위해 당 모든 임명직에 '여성 당원 30% 할당'을 명문화해 넣자"라고 개정안 방향을 말했다. 이를 들은 김 대표가 "남녀 동수는 돼야 한다"라며 좀 더 높은 기준을 다시 제안한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국민의당 여성위는) 왜 남녀 동수를, 여성 50% 할당을 얘기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최소한 여성 당원 퍼센트만큼은 (할당량을) 가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여기서 30%를 말하는 게 여성의 자기 검열이다. 50%는 돼야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다. 당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 확인한 결과, 현재 국민의당 당원 중 여성은 46%를 차지했다.
이에 유일한 남성 토론자로 나선 김철근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여성의 당"이라면서도 "다만 정당에서 활동 중인 여성들이 얼마나 있는지, 그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현실적 한계를 들어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단지 명문화에 그칠 게 아니라, 위원회 구성 취소 등 단서조항을 달아서 (여성 할당을) 강제화 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앞서 위정희 위원장은 '여성의 시각으로 본 당헌·당규 개정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우리 당이 실천하는 여성주의 정당인가를 들여다봤다"라며 "여성 30% 할당을 규정화해야 추후 방향을 잡고 갈 수 있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동의하면서도 현실적 실현 가능성을 두고 검토해, 이 같은 개정을 제안한다"라는 설명이다.
이날 국민의당 전국여성위는 혁신릴레이 선언문을 통해 "정치 개혁에 있어 다당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여성 당원이 앞장서서 국민의당이 성 평등 실천정당이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 양당·패권주의 정치를 거부하고 ▲ 신뢰받는 정치를 위해 앞장서며 ▲ 성 평등 제도·정책 제안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등 실천 약속도 밝혔다.
한편 앞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떻게 보면 민주당 대표지만 세 번 '왕따'를 당해 사실상 식물대표로 전락했다"라며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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