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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중학교 홈페이지.
백신중학교 홈페이지. ⓒ 백신중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백신중학교 교장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 대학생 5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교육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로, 백신중학교와 고양시청소년재단 산하 마두청소년수련관이 맺은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인 '드림스피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이날 이 학교 3학년 교실에서 2·3교시와 5·6교시에 진로상담에 나설 참이었다. 

대학생들은 황아무개 교장에게 인사하고 교실로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황 교장은 이들의 모습을 보더니 돌려보냈다. 그 과정에서 교장은 남학생 2명이 입고 온 반바지와 여학생의 노란 머리를 지적했다.

대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황 교장은 반바지를 입은 대학생들을 정장 치마를 입고 온 여학생과 비교하며 "여자는 짧은 거 입어도 되지만, 남자는 짧은 바지를 입으면 안 된다", "짧은 바지를 입으면, 여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고 말했다.

결국 대학생들은 진로상담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대학생들은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가 노랗다고 지적을 당한 대학생 최아무개씨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중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 찾아왔고, 상호 교감을 위해 편안한 복장을 택했다"면서 "지난해부터 많은 학교에서 멘토링을 했지만, 복장을 지적 받고 교실에 서지 못한 것은 처음이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고 온 대학생 이아무개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잘못 한 게 없다. 복장에 대한 공지도 없었다. 종아리에 문신을 한 것도 아니고 왜 반바지를 입었다고 쫓아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반바지를 입으면 여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는 황아무개 교장의 발언을 두고, 그는 "여학생들 보라고 반바지를 입은 게 아니다, 비가 와서 반바지를 입은 것인데, 교장 선생님의 말이 너무 이상했다"라고 밝혔다.

황아무개 교장 "반바지 입고 노란 머리로 학생 앞에 서면 안 된다"

한편, 황아무개 교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 이슈에 대해 얘기하면 안 되니까 그런 주의를 주려고 멘토링 전에 대학생들을 불렀는데, 복장이 학생들 앞에 서기에는 너무 심했다"라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고 오면 까만 털이 보이지 않느냐. 그러면 안 된다. 학교에 35년 다녔지만 남자 선생님이 짧은 바지를 입고 온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날 샛노란 머리를 한 학생도 있었는데, 이렇게 학생 앞에 서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을 대학생들에게 충고한 것이다."

"반바지를 입고 오면, 여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는 말에 대학생들이 불쾌해했다는 지적에, 황 교장은 "생각이 좁은 거다. 그런 표현이 아니다.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은 공식적인 관계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거였다"라고 밝혔다.


#반바지#노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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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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