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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 <중앙> <동아>에 '공무원 급여' 관련 소재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로 최저임금과 추가경정예산의 반대논리를 담은 보도들인데요. 문제는 이 신문들이 '공무원'이라는 소재를 사안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감추는 행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공무원들은 최저임금 관련 보도에서는 '향후 최저시급을 받는 이들보다도 낮은 기본급을 받게 될 존재'로 그려지지만, 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위해 추진하려는 추경 관련 보도에서는 '세금으로 월급에 연금까지 줘야 할 부담스러운 존재'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알바 임금 역전 가능성 희박... 알면서 굳이 언급한 <동아>

공무원을 앞세운 최저임금 인상 관련 보도의 대표적 주장으로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아르바이트생이 9급 공무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직급 보조비, 수당, 연금 및 급여 상승폭, 고용 안정성 등을 모두 무시해 산정한 공무원 급여와 2018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아르바이트생의 급여를 비교해 도출해낸 결론을 놓고 '아르바이트생 급여가 공무원 급여를 역전했다'고 보도하는 건 최저임금 인상을 트집 잡기 위한 선동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6개 일간지 중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아르바이트생 급여 공무원 급여 역전' 주장을 지면에까지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먼저 <동아일보>는 <"알바 월급 167만원, 사장은 186만원" 가게 접겠다는 업주들>(7/17 김현수·김예윤·최혜령 기자 https://goo.gl/xEJQVC)에서 "9급 공무원 초봉이 최저임금보다 적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은 139만5800원으로 직급보조비(12만5000원)를 더해도 152만80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월급(주 40시간 근무 기준 157만3770원)보다 적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이 뒤에는 "공무원 급여는 각종 수당이 더해지고, 최저임금과 연동해 올라 최저임금과 역전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높게 유지하려면 공무원 급여 역시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라는 해설이 따라붙는데요. 애초 역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런 '유언비어'는 보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수당'이라는 중요 변수 '괄호'안에 넣어 슬쩍 처리한 중앙

<중앙일보>는 더 심각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메꾸는 최저임금 7530원>(7/17 허남현 기자 https://goo.gl/aeRxDJ)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공무원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게 됐다. 9급 공무원 1호봉은 월 139만5880원이다. 여기에 직급보조비 12만5000원을 더하면 월급은 152만880원 수준이다(수당 등 제외). 이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급 환산액(157만3770원, 수당 등 포함 안 됨)에 모자란다. 공무원은 최저임금제를 적용받지 않지만 앞으로 공무원 월급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동아일보>는 '수당이 포함되면 역전 가능성이 낮다'는 해설을 덧붙였지만 <중앙일보>는 수당이 포함될 경우 이 주장이 현실성을 잃는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별것 아닌 것처럼 '수당 등 제외'라는 중요한 정보를 괄호 안에 넣어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폭 부풀려 보여주려 '9급 1호봉 139만원' 고집한 <조선> 

<조선일보>는 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JTBC 등의 팩트체크 보도가 나온 이후인 19일, <9급 1호봉 139만원… '최저임금 1만원' 맞추려면 3년간 50% 올려야>(7/19 금원섭 기자 https://goo.gl/whzF7p)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이 보도 역시 "올해 9급 공무원 1호봉의 월급은 139만5800원 수준"이라며 직급보조비와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을 공무원 월급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런 비교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굳이 계속 기본급을 운운하는 것은 "9급 공무원 월급을 민간 최저임금과 맞춰주려면 내년 월급을 12.8%씩 올려줘야 한다"는 주장 속 '임금 상승폭'을 최대한으로 '부풀려'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해당 보도는 이런 '제멋대로인 계산법'으로 도출해낸 '3년간 50% 인상'이라는 선정적 수치를, 제목을 통해 부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추경 보도에서도 필요성 무시한 채 공무원 급여만 계산한 <조선>

<조선일보>의 경우 추경 관련 보도에서도 '추가로 소요될 공무원 급여'를 계산하는 데만 몰두했습니다. '공무원 증원' 내용을 담은 문재인 정부의 추경안을 '세금낭비' 프레임으로 비판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조선일보>는 19일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공무원 1명 뽑을 때마다 17억씩 더 든다>(7/19 손진석 기자 https://goo.gl/5bNWaW) 보도를 아예 1면 머리기사로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보도는 예산정책처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신규 공무원 채용에 따른 비용'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는데요. 보고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7급 공무원(7호봉)을 기준으로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의 급여가 5년간 17조 원으로 추계"한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9급 1호봉, 3호봉으로 고용된 공무원의 임금이 평균 보수상승률을 유지한다면 2020년에는 3조4181억 원, 2022년에 6조3978억 원이 들어가는 등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17조8015억 원이 투입"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계산을 위해 책정된 공무원 급여에는 최저임금 관련 보도에서는 제외된 바 있던 "본봉과 수당, 법정부담금(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공무원연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무원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문제에만 집착한 조선일보(7/19)
공무원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문제에만 집착한 조선일보(7/19)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어지는 3면 머릿기사 <17만 명 5년 인건비 28조… 문 캠프 계산보다 11조8000억 더 든다>(7/19 나지홍·손진석 기자 https://goo.gl/oeTxpE)와 같은 면 하단의 <증원 비용 30년간 327조… 숨어있는 연금 추가금 24조 더 있다>(7/19 손진석 기자 https://goo.gl/gwBycn)에서도 <조선일보>는 끊임없이 '공무원 증원으로 인한 인건비 소요' 문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논의에서 '돈 이야기' 말고 다른 할 이야기는 정말 없는 것일까요?

정부가 이번 추경을 통해 증원하려는 인력은 대체로 사회복지 공무원, 소방관, 가축 방역관, 재난 안전 등의 현장 인력입니다. 특히 소방공무원의 경우, 재난현장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의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소방기본법이 정한 최소 인력 배치 기준보다 1만9000여 명 이상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가축방역관의 정원 역시 농식품부가 2014년 한국능률협회 연구용역을 통해 파악한 적정 방역인력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린 현장 방역인력의 과로사 사건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늘어나는 복지 서비스에도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던 관련 공무원의 자살 소식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보도에는 이런 '인력 충원의 필요성'과 관련한 정보 뿐 아니라, 아예 '구체적으로 추경을 통해 어떤 공무원을 충원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 자체가 없습니다. 그저 계산기를 두드리며 '공무원은 철밥통, 철밥통은 세금도둑' 같은 근거 없는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있을 뿐이지요.

정부 행보에 어깃장을 놓고 싶다는 욕망만이 두드러진 이런 보도를, 합리적 감시를 수행하는 제대로 된 언론 보도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와중 동네북이 된 공무원들의 상황이 딱할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19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배나은 활동가



#민언련#조선일보#추경#최저임금#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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