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 범선인 코리아나호는 고베개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국제범선축제에 초대 받았습니다. 여수에 선적을 둔 코리아나호에 승선한 필자는 정채호 선장을 포함한 14명의 지인들과 12일간(7.10~7.21)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와 여행기를 쓰고 있습니다. -기자말
국제 범선축제가 열리는 고베항에 정박한 코리아나 바로 뒤에는 러시아 범선 팔라다호가 정박해 있었다. 배가 정박한 부두에는 축구장 크기의 넓은 공터가 있었다. 15일(토), 축제본부에서 공터에 준비한 오전 프로그램은 '단지리 축제'(Danjiri Festival).
'마츠리 축제'는 들어보았지만 '단지리 축제'는 처음 들었기 때문에 고베시 행사관계자에게 "마츠리 축제입니까?"라고 묻자, "마츠리가 아니고 단지리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행사 관계자인 '가즈오 야히사'씨에게 마츠리와 단지리의 차이를 묻자, "마츠리는 한 마디로 종교적 의미이고 단지리(地車)는 축제의 의미"라고 설명해줬다. 보다 더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 <위키백과사전>을 참고한 내용이다.
'마쯔리'라는 말은 '제사를 지내다'의 명사형으로, 원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하며 그 의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의미로의 '마쓰리'는 현재에도 지진제 ,기원제의 형태로 남아있다.
현재 일반적인 의미로서의 마쓰리는 신사나 절을 주체 혹은 무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의식에서는 풍작, 풍어, 사업번창, 무사고, 무병장수, 가내안전 등을 빈다. 또는 이것들의 성취를 감사하며 지내는 것도 있고, 다섯 가지 명절 등 연중행사가 발전되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나 위인을 기리기 위해서 행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런 목적에 따라서 개최 시기나 행사의 내용이 아주 다양하고 같은 목적, 같은 신에 대한 마쯔리이더라도 취향이나 전통에 따라, 지방이나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 나는 경우도 많다.
'단지리'란, 주로 일본의 서쪽 지방에서 축제 때에 봉납되는 전통적인 수레를 말한다. 16세기 '겐로쿠시대' 이나리 마츠리(Inari Matsuri)에서 기시와다 성주에 의해 고안된 축제로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이며 지역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수레는 목재로 만들어져 있고 2톤부터 4톤이나 나가는 무게며 스피드와 힘, 퍼포먼스를 겨루기 때문에 위험하다. 때문에 여성들은 수레 옆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 수레에는 용문양이나 호랑이나 말과 관련된 괴물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고베에는 100개 이상의 단지리가 있지만 이날 '단지리' 축제현장에 나온 팀은 5개 지역에서 출전했다. 화려한 색깔과 문양을 한 복장을 입고 동시에 '토바세!(Tobase) 토바세!(Tobase)'를 외치며 온 힘을 다해 달리다 지휘자가 호르라기를 불면 급정거 해 "저러다 다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자에게 "'토바세'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힘내라!"는 뜻이라고 설명해줬다. 수레의 맨 앞에는 지역의 리더가 타고 보통은 2명의 리더가 타지만 큰 수레는 3명의 리더가 탔다.
수레는 보통 50명 정도가 끌며 빨리 달리다 급히 방향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레꾼들은 앞바퀴를 들고 달렸다. 폭염이 한창인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온힘을 다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보며 그들의 열정을 느꼈다.
수레 지붕위에 올라탄 사람들은 허리에 밧줄을 묶은 채 큰 소리로 지휘를 하며 수레꾼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수레꾼들이 앞바퀴를 들어 올린 채 360도 회전하자 아스팔트가 패이기도 했다.
수레 안에서는 북과 종을 울리며 수레꾼들을 고무시키고 있었다. '토바세! 토바세!'를 외치며 축제 장단에 맞춰 힘차게 전진하는 모습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