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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현

정부의 탈원자력발전소(탈원전) 정책 비판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보수 언론과 경제지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광고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짓고 운영하는 유일한 발전 공기업인 한수원은 28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 기간 동안 신규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한수원의 광고가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언론 보도와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광고비 수주 1~3위는 조·중·동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가 한수원에 지난해와 올해 광고홍보현황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1~6월 광고홍보비로 50억6570만 원을 썼다. 이 가운데 방송을 제외한 언론매체(인쇄광고) 광고비는 7억9555만 원이다.

<오마이뉴스> 분석 결과, 한수원의 광고를 실은 108개 매체(계열 회사는 모회사에 포함) 가운데 가장 많은 광고비를 받은 곳은 탈원전 반대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는 '조·중·동'이다.

<조선일보>는 <디지틀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월간 조선> 등 계열 매체를 포함해 모두 7536만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2위인 <중앙일보>(<월간 중앙> <중앙 선데이> <코리아중앙데일리> 포함)는 3808만4000원을 받았고, 3위인 <동아일보>(<신동아> <스포츠동아> 포함)는 3468만 원을 받았다.

경제지인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매경이코노미> <럭스맨> 포함)도 4, 5번째로 많은 광고비를 받았다. 각각 3350만 원, 3155만 원이다.

탈원전 정책 논조를 지닌 <한겨레>(<한겨레21> 포함), <경향신문>(<스포츠경향> 포함)은 각각 2090만 원, 1125만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한수원은 서울대 <대학신문>, 한국시뮬레이션학회 춘계학술대회 소개집, 한국프로젝트협회 협회지, 방송기자상 수상집, 한양대 오리엔테이션 소개집, 한양대 총동문회보 등에도 광고를 싣고, 수백만 원의 광고비를 줬다.

지난해 언론매체 광고비 순위 1~3위 역시 조·중·동이었다. <조선일보>는 한수원으로부터 5552만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광고비는 각각 5005만7000원, 4368만 원이었다.

"언론도 핵마피아의 한 축"

ⓒ 박종현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9일 부산 기장군에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원전 정책을 공식적으로 밝힌 뒤, 보수언론과 경제지는 연일 탈원전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6월 19일부터 7월 30일까지 42일 동안 '원전'을 키워드로 각 언론사의 기사 건수를 검색한 결과, <조선일보>는 240건의 원전 관련 기사를 썼다. 단순 사실을 전하거나 다른 주제를 다룬 일부 기사를 제외하면,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원전 진흥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가 많았다.   

'LNG발전, 석탄보다 초미세먼지 더 많이 배출'(7월 11일 치), '600조 원전시장 스스로 걷어차는 한국'(7월 15일 치)처럼 사실과 다르거나 침소봉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중앙일보>(258건), <동아일보>(125건), <한국경제>(212건), <매일경제>(293건)도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대거 내놓았다.

강언주 부산녹색당 탈핵위원장은 "한수원이 광고를 주는 대표적인 언론사가 조중동"이라며 "공정하게 보도한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최근 <조선일보>는 주로 원자력계의 입장을 담은 기사, 칼럼,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고, 탈원전 쪽 전문가들을 괴담 유포자로 매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흔히들 언론을 핵마피아의 한 축이라고 한다. 조중동은 철저하게 원자력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 쪽은 탈원전 비판 보도를 하는 언론에 광고를 몰아줬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한수원 홍보실 관계자는 "공기업인 한수원이 언론사에 먼저 광고를 주겠다고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보통 언론사의 요청에 따라, 한수원은 언론사 사정, 언론사 간 형평성, 광고효과 등을 감안해 광고를 집행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 등이 많은 광고비를 받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핵노답#한수원 광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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