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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창원 양덕천 작업자 3명 사망 사고에 대해 '인재'로 결론 내렸다. 이번 기회에 관급공사의 불법하도급 실태를 전면 점검해야 하고, 낙찰예정가를 낮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4일 오후 3~4시 사이 27.5mm 가량의 비가 내린 가운데, 양덕천(팔용로) 복개구조물 보수공사 도중 작업자 3명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 보수공사는 마산회원구청이 원청업체에 발주하고, 하청업체가 작업을 해왔다. 사고를 수사해온 마산동부경찰서는 하청업체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 재하도급, 건설기술자 미배치, 건설기술경력증 명의 불법 대여,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원청업체 대표와 법인, 하청업체 관리이사, 건설자격증 대여자 등 5명에 대해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 결과,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에는 "안전사고와 관련해 민형사상 책임은 시공업자에게 있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서가 있어, 그 책임이 하청업체에서 지도록 되어 있었다.

원청은 발주처로부터 1억 8700여만 원에 공사를 수주했지만, 원청은 하청업체에 실제 1억 5900여만 원에 일괄 하도급했다. 원청은 가만히 앉아서 2800여만 원을 챙긴 셈이다.

"관급공사의 불법하도급 실태 전면 점검"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안혜린)은 이번 수사 결과와 관련해, 31일 낸 자료를 통해 "경남도와 각 시군은 관급공사의 불법하도급 실태를 전면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괄 하도급은 명백히 불법이다"며 "하도급 받은 하청업체 역시, 자신이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여 공사를 하지 않고 노무도급 형식으로 재하도급을 주었다. 이 역시 재하도급을 금지한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 했다.

이들은 "일괄 하도급이나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각종 안전관리 책임이나 임금지급 책임 등이 전가되면서, 산업재해나 임금체불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 했다.

노동당은 "건설업의 경우 이런 다단계 하도급이 워낙 성행했기에 이에 따른 산업재해나 임금체불이 자주 발생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위의 법조항들이 만들어진 것"이라 했다.

이들은 "이번 경찰 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현실은 아직도 불법하도급이 만연하고 있다"며 "발주처 역시 실제 현실이 이러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간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실태점검을 하지 않고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고 했다.

노동당은 "발주처의 묵인은 단지 불법을 방관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발주처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인 관급공사인 경우, 이는 바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 했다.

이어 "관급공사의 낙찰예정가는 비슷한 민간공사보다 상당히 공사대금이 높은 수준"이라며 "각종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제대로 안전관리를 하고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주며, 자재도 기준에 맞는 자재를 쓰는 등 부실공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상남도 및 도내의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자신이 발주한 관급공사의 불법하도급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양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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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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