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작업중지 사안이 되나?""노조가 사람 죽었다고 너무 밀어 붙인다.""전 정권 같으면 만나지도 않았다."7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송문현 부산고용노동청장이 이같은 '막말'을 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렛츠런파크)에서 일하던 2명의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노동조합이 대책을 요구하자, 송 청장은 이같이 대꾸했다.
부산경남경마장 마필관리사들이 가입해 있는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노동부가 부산경남경마장에 대해 작업중지명령과 특별근로감독을 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송문현 부산고용노동청장이 "전 정권 같으면 노조와 면담도 하지 않았을 것" 등이라 말했다고 KBS(부산)가 보도했다.
부산경남경마장 마필관리사 2명은 지난 5월 27일과 8월 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장은 마필관리사 1명당 3.16마리의 말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 4.5마리 안팎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청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고용노동부는 경위 등에 대해 감찰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공공운수노조는 7일 오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막말, 적폐인사 부산노동청장 사퇴'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지난 5월 27일, 박경근 조합원이 죽음으로 항거한 이래 마사회의 비정상적 고용구조와 조교사들의 갑질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며 "죽음의 착취구조 중단을 요구했지만 마사회의 책임회피로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하던 상황에서 또 한 분의 마필관리사인 이현준 조합원이 자결을 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가혹한 근로조건이 어떻게 가능했겠는가? 마사회도 적폐이지만 관리감독권한이 있는 노동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두 달 새 두 명의 노동자가 한 사업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에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사태가 장기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사태해결에 책임이 있는 노동청이 불난집 구경꾼 노릇 하는 것도 모자라 막말이나 퍼부으며 스스로 기능과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이들은 "작업을 중지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는 요구에 노동청장이란 작자는 '이게 작업중지 명령 사안이 되냐', '노조가 사람 죽었다고 너무 밀어붙인다', '이전 정권 같으면 만나지도 않았다'며 막말을 해댔다. 평가할 말조차 필요없다"며 "막말 적폐인사 부산노동청장은 즉각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