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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령에서 3000km쯤 떨어진 곳, 한반도의 1/5이 안 되는 크기에 인구는 2400만 명이 안 되는 나라가 있다. 중국어를 사용하지만 중국과 다른 국가 대만은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며 국민의 98%는 한족으로 문맹률이 낮고 전체적으로 중국 문화가 우세한 곳, 바로 대만이다. 대만은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와 우육면, 딤섬이나 만두 등이 주식으로 중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한국의 식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고령시장을 방문한 대만방송사
▲ 고령시장 고령시장을 방문한 대만방송사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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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드 문제로 인해 촉발된 중국과의 외교문제는 중국의 방한 관광 위축을 불러왔고 이는 해외 관광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대만은 2016년에만 총 83만 3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하였다.

대구와 가까운 곳이며 지금은 밝혀진 것이 많지 않은 신비한 고대국가 대가야가 자리했던 고령에는 숨겨진 여행지도 많을 뿐더러 소의 내장과 관련된 식문화가 발달하여 대구시민들의 방문객들이 많은 고장이기도 하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대만 방송사 관계자 10여 명이 고령을 찾아와 관광명소와 체험 프로그램 등 체험하였는데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이들과 동행해 보았다.

고령
▲ 고령엿보기 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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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을 방문한 대만 CTS방송사(지상파)는 '판관 포청천'을 제작하여 방송하여 국내에도 적지 않게 알려진 곳이다. 이 방송사는 1990년에 개최한 '대만 미소녀 예능콘테스트'에서 한국에서도 팬을 거느리게 되는 비비안 수를 발굴하기도 하였다. 국내 연예인으로는 채림이 대만 CTS 정정애금해 (2004년)에 출연하여 대만 팬들에게 알려진 바 있으며 이종석과 한효주 주연의 '더블유'가 재송출되며 큰 인기를 얻기도 했었다.

대만리포터
▲ 대만리포터 대만리포터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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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필자와 같이 동행한 대만 리포터는 '보니(Bonnie, 좌)'와 '도라(Dora, 우)'로 시종일관 환한 표정과 호기심 많은 얼굴로 고령 시장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고령의 매력을 발하게 해주었다. 지역의 전통시장은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에 묘한 특색이 있는데 고령의 5일장은 매월 4일과 9일에 열린다. 대만 CTS방송사 일행은 일정의 마지막 날을 5일장에 맞추어서 진행하였다고 한다.

내장요리
▲ 내장 내장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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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시장이 다른 시장과 다른 것은 건어물과 소 내장과 돼지 내장 등으로 요리한 음식이 독특하고 맛이 좋다는 것이다. 군 단위의 크지 않은 시장이지만 5일장은 조선 건립 시기부터 지금까지 무려 500여 년간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수구레
▲ 수구레 수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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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에서 유명한 음식은 바로 수구레(수구레)로 소 껍질 안쪽에 붙어 있는 지방질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이다. 국밥과 국수, 수육 등으로 먹는데 고령 사람들만 즐겼던 '고령 수구레'는 2000년대 들어 '고령 국밥'과 함께 고령시장의 대표음식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독특한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뱃속을 달래주는 음식으로 수구레만 한 것도 없는 듯하다. 지방질이어서 그런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령홀릭
▲ 고령홀릭 고령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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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와 도라에게 고령에 대한 첫인상을 묻자, "한국의 전통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어서 좋고 특히 마른 생선 같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음식
▲ 서민들의 음식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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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5일장이 열리는 날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서민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식당들과 고기 굽는 곳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런 광경은 베트남의 시장을 연상시키는데 낮부터 시작하는 고기와 한 잔의 술은 인생의 고단함을 잊게 만들어 준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등록 중인 대가야의 흔적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하여 다도와 도자기, 승마도 있지만 고령을 대표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가야금이다. 갸야금을 직접 체험해본 보니와 도라는 한국만의 색깔이 있는 가야금은 대만에도 비슷한 구쟁이 있어서 낯설지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악기 중 가장 대표적인 악기인 12줄의 현악기인 가야금은 신라시대 이후로 거의 원형이 보존되어 오고 있으며 풍류 가야금 또는 법금(法琴)으로 불리는 정악 가야금은 비교적 몸체가 크고,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넓게 되어 있다.

맛있는 옥수수
▲ 맛있어요 맛있는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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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옥수수이지만 고령 옥수수는 유달리 달다. 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옥수수가 생산되는 고령에는 지난달 신품종인 '황 찰옥' 농가 실증시험 평가회를 열기도 했었다.

고령의 맛
▲ 고령의 맛 고령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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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위성도시처럼 가려져 있던 고령은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관련 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2018년에는 많은 예산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철도와 KTX의 예산이 확보되어 있지만 그중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은 고령군을 알리고 관광자원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나 관광도시 부산도 아닌 경북의 대가야 고장 고령에서 한국색을 진하게 느낀 이들은 언제 기회가 되면 고령을 다시 오겠다면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4일간의 일정으로 고령의 구석구석을 촬영한 내용은 내달 7일 60분 분량의 기획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 현지에 방영할 예정이며, 타이완 하오 app인터넷 방송도 15일간 10회에 걸쳐 방송하여 경북 고령을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태그:#고령탐방, #대만CTS, #대만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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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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