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방송은 단연 쿡방이 대세다. 요리사들이 만들어내는 형형색색의 맛깔나는 음식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주방은 맛을 창조하는 공간인 반면, 불을 다루는 특성상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 연방 소방국(USFA)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해 동안 조리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일반가정 제외)가 3만 여건이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불을 다루는 화구는 항상 조심해서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조리중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화재를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바로 후드와 덕트다. 후드와 덕트는 조리 중에 발생하는 유증기를 빨아들여 건물 밖으로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후드와 덕트를 정기적으로 청소해 주지 않으면 그 안에 계속해서 기름이 쌓이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볼펜 하나 전체가 세로로 파묻힐 정도의 기름덩어리를 볼 수도 있다. 이 가연성 기름덩어리에 행여 불꽃이라도 닿게 된다면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2014년 미국방화협회(NFPA)의 '식당 소화설비 및 환기에 관한 기준(Standard for Ventilation Control and Fire Protection of Commercial Cooking Operations)'을 보면 식당에서 어떤 연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얼마나 자주 후드와 덕트 청소를 해줘야 하는지가 상세히 나와 있다.
가령 숯이나 나무와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월별로 청소를 해야 하고, 조리하는 양이 적고 조리 빈도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청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후드와 덕트 청소는 일정 자격을 갖춘 업체가 맡아서 진행하는데, 청소가 끝나면 관할지역의 소방관들이 현장에 참여해 청소가 NFPA 기준에 맞게 이루어졌는지를 검사한다.
지난해 나온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전국 화재발생 건수 4만3413건 중 음식점 화재는 2777건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인은 화기취급 부주의, 노후배선, 전기시설 단락 등이지만, 최근에는 후드와 덕트의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 즉 위험요소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즈음, 생활 속 작은 부분까지 관심을 기울여 화재로 인해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