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훼손이 우려되는 '살충제 달걀' 파문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덴마크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fipronil)에 오염된 달걀 20톤이 자국 내에서 유통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피프로닐은 바퀴벌레나 벼룩 등 해충 방역에 사용하는 살충제로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독성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이 일정 기간 인체에 들어가면 간, 갑상샘, 신장 등 손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식품안전 당국은 "네덜란드에서 검사한 달걀 샘플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지만 건강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피프로닐은 금지 성분인 만큼 이를 수입한 업체는 유통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루마니아 정부도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 1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한 업체에서 유통되기 시작한 살충제 달걀이 서유럽을 넘어 동유럽 국가에서도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영국에서도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 70만 개가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아직 유통되지 않은 달걀을 회수하기 위해 영국식품안전국(FSA)은 살충제 달걀을 사용한 업체와 제품 명단을 공개했다.
FSA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오염된 달걀이 직접 판매됐지만 영국에 수입된 달걀은 샌드위치를 비롯해 냉장 식품의 재료로 사용됐다"라며 "이는 영국의 연간 달걀 소비량의 0.007%에 불과해 국가적인 공중 보건 위험성은 매우 낮다"라고 설명했다.
살충제 달걀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자 우리 정부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에서 수입된 달걀 가공품에 대해 유통을 일시 금지시키고 전면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네덜란드 경찰은 피프로닐을 달걀에 불법으로 사용한 업체를 긴급 압수수색하고 이 업체의 간부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180개 양계장을 폐쇄하고 닭 수십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은 네덜란드 당국이 이미 2016년부터 관련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해결하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