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권조례 문제로 지역 단체 간 대립 단초를 제공하면서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충남 아산시의회(의장 오안영)가 다시 한번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대의기관으로서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의회는 지난 6월 개회된 임시회에서 ▲아산시인권기본조례전부개정조례안(안장헌 의원 발의) ▲아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설치 운영 및 지원조례(안장헌 의원 발의) ▲아산시 관급공사 시민 우선고용에 관한 조례(성시열 의원 발의) 총 3건의 의원발의 조례를 가결처리했다.
그러나 추후 이들 조례안이 의회 회의규칙에서 정한 입법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통과된 것이 확인돼 행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함은 물론, 시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특히 인권조례의 경우에는 이를 찬성하는 지역 인권·시민단체와 반대하는 종교계의 충돌까지 야기하는 단초를 제공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성순 의원 "약속 못 지켜 죄송‥ 책임 통감"‥ 운영위원장직 사퇴서 제출
이와 관련 의장이 의회를 대표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회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들 단체의 반발과 시민들의 원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의회는 지난 7월 열린 의원회의에서 8월에 개최될 임시회에서 해당 조례를 개정, 또는 폐지키로 협의 결정했다. 하지만 의회는 이 같은 약속을 어기고 제196회 임시회 조례안 발의 마감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아산시인권기본조례전부개정조례안' 1건만 접수시킨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와 관련 박성순 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사퇴서를 통해 "아산시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이기에 시민과의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저는 의회운영 위원장으로서 의원회의 협의결과에 따른 절차 이행을 위해 노력했으나, 위원장의 부덕함으로 인해 약속이 번복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과 신뢰가 기본이 되는 의회운영의 기틀을 마련코자 하는 심정으로 의회운영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천명하면서 "아산시의회 운영전반을 대변하는 위원장으로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나 향후 의회에서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고, 신뢰가 훼손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끝으로 "시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민과의 약속이행을 최우선 덕목으로 삼고 성실히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기자는 안건 접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듣기 위해 안장헌 의원과 성시열 의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들 안건을 처리할 제196회 임시회가 오는 8월25일부터 9월5일까지 12일간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들 단체와 시민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