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진해 STX조선해양에서 20일 발생한 폭발사고로 하청노동자 4명이 사망한 가운데, 정치권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각각 22일 현장을 찾는다. 노 의원은 당초 21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 결항으로 하루 연기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노동조합 관계자들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노회찬 의원은 사고 당일인 지난 20일 낸 자료를 통해 "사망한 하청노동자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고원인 파악해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고, 구조적인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하청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21일 낸 자료를 통해 "중대재해 희생자 대부분은 다단계 하청과 비정규 노동자들이다. 전 산업으로 확산돼 있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지 못하면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다단계 하청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며 "강력한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기업살인법' 제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이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정당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논평에서 "또 다시 일어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원청에 의한 살인이다"며 "조선소 내 물량팀을 비롯한 불법다단계하청구조를 근절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새민중정당 경남도당 창당준비위도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과 향후 재발방지대책, 법제도개선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하며, 특히 당사자인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반드시 참여시켜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위험이 외주화되고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하여 자본의 이윤만 극대화하는 것은 끝없는 기업살인 산재살인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한경호 권한대행 현장, 안상수 시장 빈소 찾아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는 20일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았다. 경남도는 재난상황실을 설치하고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사고 당시 고수온으로 어류폐사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남해 양식어장 등 민생현장을 방문 중이던 한경호 권한대행은 사고 소식을 보고 받고 "고용노동부와 창원시 등 관계기관 긴밀히 협조하여 사고수습에 빈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마무리 지은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STX조선해양 사고현장을 직접 찾았다. 현장에서 한 권한대행은 STX조선해양 관계자들을 만나 불의의 사고가 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사고의 조속하고 원활한 처리를 위해 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재난안전건설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상황실을 운영하여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하승철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은 "STX조선해양과 고용노동부·해경·창원시 등과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우리 도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21일 사망자들이 안치되어 있는 진해연세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안상수 시장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무슨 말로도 위로할 수 없겠지만 우리시는 현장수습에 있어 최대한 협조를 할 것이며, 사고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앞으로도 전 부서는 STX뿐만 아니라 관내 모든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라고, 특히 유가족들을 위한 식사, 침구, 생활용품 등이 불편함이 없도록 잘 챙길 것"을 관계 공무원에게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