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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전남교육감기 수영대회를 마치고 수영꿈나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박재현(오른쪽 끝) 장학사
 제24회 전남교육감기 수영대회를 마치고 수영꿈나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박재현(오른쪽 끝)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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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영 꿈나무들입니다"

지난 25일과 26일 전남체육중고등학교 수영장에서 제24회 전남교육감기 학생 수영대회가 열렸다. 250여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여수시가 406점을 얻어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목포시가 279점으로 준우승을, 순천시가 273점을 기록하며 3위를 했다.

개인상으로는 국가대표 후보 선수인 왕희송(동광양중학교 2학년) 선수와 이총명(여수문수중 2학년)선수가 남녀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광양중마초 왕희정과 이다정이 4관왕을 차지했으며, 이의정 등이 3관왕을, 전남체중 유지혜 선수 등이 2관왕을 차지하며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동광양 중학교 왕희송 선수는 지난 5월 12일 김천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발전 평영 200m에 출전해 2분27초34를 기록하며 고등학생 언니들과 실업 선수들을 따돌리며 2위를 차지했고, 5월27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는 평영 200에 출전해 2분26초08을 기록하며 대회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의 경기를 보기위해 찾아온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경기가 끝날 때마다 환호했으며, 아쉽게 입상하지 못한 학부모들의 입에서는 안타까운 반응이 쏟아져 나와 관람석은 희비가 엇갈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들의 경기를 지켜본 학부모들이 경기를 마치고 달려온 아이들을 대견하다는 듯이 안아주는 광경이 수시로 목격되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이틀 동안 경기장과 관람석을 오가던 기자의 눈에 띈 선수가 있었다. 200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접영 50m 100m에 출전해 2관왕을 차지한 오주휴(동광양중학교 3학년) 선수였다. 광양중마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체육중학교에 진학하여 수영 훈련을 지속해오던 선수가 얼마 전에 동광양중학교로 전학을 온 것이다. 그것도 체육 특기생이 아닌 일반학생 신분으로 전학을 왔고, 지금은 수영 훈련마저 그만두고 있었다.  

오주휴 선수의 초등학교 후배인 유지혜선수와 아버지 유성구 목사님. 유지혜 선수는 지난해 광양중마초등학교 소속으로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 접영 50m100m에 출전해 3위를 했으며, 지난 8월 17일부터 김천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 수영대회에서 중등부 접영 100m에서 1분3초59로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옥에 걸었다.
 오주휴 선수의 초등학교 후배인 유지혜선수와 아버지 유성구 목사님. 유지혜 선수는 지난해 광양중마초등학교 소속으로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 접영 50m100m에 출전해 3위를 했으며, 지난 8월 17일부터 김천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 수영대회에서 중등부 접영 100m에서 1분3초59로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옥에 걸었다.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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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만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 정말 싫었어요"

그동안 경기장에서 기자와 마주칠 때마다 꾸벅 꾸벅 인사를 하던 오주휴의 얼굴이 예전보다 확연하게 밝아진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10년 동안 해온 운동을 그만 두면 후회하지 않을까 묻는 질문에 주휴는 고개를 저었고, 두 딸이 초등학생 수영선수로 활동하는 아저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으니까 주휴는 "선생님께서나 아빠 엄마가 우리들 말에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운동만 열심히 하라는 말이 정말 싫었어요"라고 말했다.

주휴에게 들은 말이 내 가슴에 깊숙하게 박힌 느낌이었다. 사진 한 장 찍자는 부탁에 창피하다며 뛰어가는 주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수영장 밖으로 나와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전남교육청 체육담당 박재현 장학사가 보였다. 무슨 이야기든 듣고 싶어 다가갔다.

오주휴 학생이 전남체육중학교에서 동광양중학교 일반 학생으로 전학 간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이가 학교생활과 운동을 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학교와 교육청은 체육전문학교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잘 지도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부족했던 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하겠습니다."

도교육청 체육담당 장학사여서 그동안 몇 번 전화 통화를 했었고, 수영대회가 있을 때마다 얼굴 맞대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누었다. 그는 항상 생각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멘탈 트레이너를 활용하여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고, 체육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것도 취재 결과 확인되었다.

4번 레인에서 스타트를 하는 선수가 광양시 대표로 출전한 오주휴 선수입니다.
 4번 레인에서 스타트를 하는 선수가 광양시 대표로 출전한 오주휴 선수입니다.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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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체육전문학교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체육 지도자들의 능력에 따라 학생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된다고 봅니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여 지도하는 그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아이들만 희생당하는 것이 되죠. 그래서 저희 교육청에서는 체육지도자 연수를 매년 30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정보 수집 능력과 소통 능력, 더불어 각 종목마다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 개발 및 효율적인 지도 방법 등을 주제로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지도자 평가가 비밀보장으로 해마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박재현 장학사는 육상선수 출신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체육전문학교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체육전문학교의 역할 및 환경 개선을 위하여 늘 발로 뛰고 있다는 평가를 일선 지도자들에게 들어왔다.

"체육전문학교의 환경 및 기능을 이제는 미래형으로 전환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과거형에 머물면 이제는 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좀 더 친화적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기숙사 운영 및 학과 수업 과정에서도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된다고 봅니다. 과거형 체육전문학교는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미래형 체육전문학교는 소통과 정보의 기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기숙사 하나라도 학생 친화적이고, 가족 형 숙소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체육전문학교가 될 수 있으며, 그래야 대한민국의 기초체육 종목의 경기력 향상과 좋은 선수가 발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5월 27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종합 4위의 성적을 냈다. 수영 및 육상, 그리고 체조와 양궁 등등의 기초종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종목마다 유망주들을 발굴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더 많은 학생들이 자기의 재능을 다 발휘해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 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아이들의 꿈은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품게 하고, 우리의 아이들이 꿈을 향해 도전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교육이 아니겠는가.


태그:#수영꿈나무, #왕희송, #안세현,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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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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