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강한 군대가 평화를 부른다는 의제를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강력한 국방 개혁을 신속하게 해내야 한다"라고 국방부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국방부와 보훈처 업무보고에서 "정부는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방개혁에 필요한 예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군 스스로 오랜 군대 문화를 쇄신하고 혁파하는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먼저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그동안 국방 분야의 개혁 과제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실상 그동안 국방 분야에 적폐로 지적돼 온 문제를 모두 거론하면서 보다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역대 정부마다 국방개혁을 외쳐왔는데 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인지, 왜 아직도 우리군 스스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인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또 핵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돼 왔는데도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KAMD, KMPR) 구축이 지연돼온 이유는 무엇인지, 왜 아직도 방산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만연한 것인지, 장병들에 대한 '갑질 행태', 인권침해, 성범죄, 군의문사 같은 일이 근절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돈이 많이 들여도 이런 엄정한 논의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또 국방 개혁은 또다시 구호로만 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 통수권자로서 진정한 국방개혁을 위해서 몇 가지 주문하고 싶다"라며 "북한이 선을 넘는 도발을 하거나 수도권을 공격해 올 경우에 즉각 공세적 작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현대전에 맞는 군 구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 군의 기동 능력, 상륙 능력, 공중 투입 능력을 한층 더 높여나가길 바란다. 한국형 3축 체계를 언제까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주기 바란다"라며 "방산비리는 장관, 차관, 방사청장이 연대책임을 지고 직을 건다는 각오로 근절시켜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군 입대 장병은 어느 부모에게나 하나 또는 둘 밖에 업는 금쪽같은 그런 자식들이고 이들을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게 하고 건강하게 가족에도 돌려보내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라며 "국가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군대 문화 개혁, 군 인권보장, 성평등, 군 사법제도 개혁,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송영무 국방부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및 차관과 실·국장 등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배재정 총리 비서실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해 주요 수석·비서관이 배석하고 여당에서는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경협 제2정조위원장, 박광온 제3정조위원장, 이철희 국회 국방위 간사, 이학영 정무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는 '국방개혁 2.0'을 추진할 구체적 방안과 함께 방위사업 비리를 척결할 구체적인 대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