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놓은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안혜린)은 31일 "채무제로는 자랑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채무제로 기념식수'는 홍 전 지사가 2016년 6월 1일,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었던 나무를 말한다. 처음에는 사과나무를 심었는데 시들해지자 주목으로 바뀌었고, 다시 그 주목이 고사 위기에 놓이자 다른 주목으로 교체되었다.
최근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를 없앨 것을 경남도에 요구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9일 이같은 지적을 담아 보도한 뒤, 노동당 경남도당이 입장을 낸 것이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홍준표 적폐청산의 하나로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대표적인 치적이라면서 경남도의 체무제로 달성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도청 입구에 심은 채무제로 나무를 철거하자는 요구가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런 요구에 적극 공감하며, 경남도가 채무제로나무를 지금 즉시 철거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단순히 채무제로나무가 홍준표의 '치적'이기 때문에 이를 가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채무제로를 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재정에 대한 잘못된 사고방식에 근거한 것이므로, 이런 잘못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에서이다"고 덧붙였다.
'재정건전성 논리'와 관련해 이들은 "신자유주의 논리는 97년 IMF사태 이후로 우리나라에 급격히 확산되었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 더욱 심화되었다"며 "부자감세, 공공부문 민간위탁, 사회복지에 대한 경시,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이 모두 이 논리에 따른 것"이라 했다.
이어 "특히 홍준표 도정은 이런 논리의 최선두에 서서,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 각종 복지지출 축소 등 온갖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였다"며 "그러면서도 남부내륙철도 등 각종 대형개발사업에는 오히려 국비 지원 등 정부재정을 확대 투입할 것을 요구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노동자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제활성화 대책이며, 이를 무시하고 채무제로 등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리는 것은 경제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마침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과거의 경제정책 기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경남도 또한 이에 발맞추어, 서민경제와 밀접한 분야에 경남도 예산을 확대하는 등 과거와는 달리 지방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재정정책의 변화를 드러내고 과거의 잘못된 정책을 청산한다는 의미에서라도 채무제로나무는 철거되어야 마땅할 것"이라 했다.
한편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9월 첫째주부터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 철거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경남도는 최근 나무 위를 덮고 있는 차양막을 걷어냈다.
<관련기사> "홍준표 적폐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 없애야"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