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 종 가시박의 역습이 시작됐다.
가시박은 특유의 넓은 잎으로 타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해 괴멸 시키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 근처의 개울이나, 논 밭 인근에서 가시박을 발견할 경우, 즉시 뽑아 제거할 것을 당부한다.
지난 봄 충남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덕분에 하천 주변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속성을 지닌 가시박의 성장세도 잠시 주춤한 상태였다. 하지만 여름 동안 내린 국지성 폭우와 잦은 비로인해 가시박이 또다시 번성하기 시작했다.
충남 예산 홍성 등 내포 지역의 경우, 지난해 삽교천 일대와 예당저수지 인근의 무한천에서 가시박 군락지가 발견됐다. 최근에는 홍성군 홍북면 이응노 화백의 생가 바로 앞에 있는 용봉천에서 대규모 가시박 군락지역이 발견되어 환경전문가들과 관련 기관을 긴장시키고 있다.
서양화가로 잘 알려진 이응노(1904~1989) 화백은 충남 홍성군 홍북면이 고향이다. 가시박이 발견된 용봉천은 이 화백의 생가 앞으로 흐른다. 이 화백의 생가 바로 앞에서 생태 교란종이 발견된 것이다.
용봉천에서 발견된 가시박과 관련, 김영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용산교 아래와 무한천 뿐아니라 용봉천 앞에서도 대규모 가시박 군락지역이 발견되었다"며 "가시박 군락 지역을 정확하게 파악 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가시박은 번식력이 좋다. 현재로서는 가시박의 발아를 막고 번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시박에 씨앗이 맺히기 전에 예초기를 동원해서라도 제초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가시박의 번식을 막는 것이 무엇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가시박의 생태계 교란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우 사무국장은 "가시박은 칡이나 환삼덩굴과도 경쟁을 하는 것 같다"며 "요즘 추세로 보면 가시박이 칡이나 환삼덩굴과의 경쟁에서도 이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성군청 관계자도 "최근 읍면을 중심으로 외래종의 서식처를 조사하고 있다"며 "분포도를 파악 한 뒤 내년에 집중적으로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용봉천의 상황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을 확인 한 뒤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