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질문 공세 받는 홍준표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인 류석춘 교수 초대로 마련된 발전사회학 특강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유성호
14일 '깜짝 1일 특강' 연사로 연세대 학생들과 만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재 파업 중인 MBC·KBS 조합원들을 일컬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을 한다"고 극언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연세대 사회학 교수) 소개로 사전 공지 없이 사회학 수업 강의실 교단에 섰다. 평소처럼 수업에 온 40여 명 학생들은 '깜짝 등장'한 홍 대표를 보고 다소 당황한 듯했으나 이내 "어떻게 한 정당 대표가 여성비하 발언을 할 수 있느냐", "핵 보유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등 '송곳 질문'을 쏟아냈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된 1시간 30분 수업 중 한 학생이 "현재 MBC와 KBS가 파업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홍 대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 장악 시도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하는 방식이 조폭 식이다"이라고 되레 노조를 탓했다.
그는 "(MBC·KBS노조는) 경영진을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좀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근데 이걸 조폭 식으로(한다)"며 "KBS 노조원들이 KBS 이사로 있는 강아무개 교수 대학에 찾아가고 강의실 앞에 가서,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하는 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전국언론노조KBS본부(KBS새노조)가 강규형 KBS이사가 교수로 있는 명지대 학생회관 앞에서 강 교수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을 비난한 것이다(
관련기사 보기). 홍 대표는 "노조원들이 대학·강의실 앞까지 찾아 들어가서 하는 그런 게 조폭 영화를 연상시킨다"며 "그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KBS노조 "홍준표, 사실관계 틀렸다" 강연들은 학생들 "너무 극단적"그러나 언론노조 측은 이에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반박했다. 파업 참여 중인 정수영 KBS공정방송추진위 간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강의실 앞이 아니라 학생회관 앞에서 한 거고, 사전에 대학 측 동의를 받았다. 학생들 수업을 방해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사인 강 교수가 계속 이사회에 불참하길래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홍 대표가 '조폭' 운운하며 함부로 얘기하는데, 반박할 가치도 없다"면서도 "당장 이정현 전 새누리당 의원(현 무소속)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못하게 협박한 건 기억 못하나. 자기들 책임은 없는 양하는 게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한 번만 도와달라"며 정부 비판 보도에 항의한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관련 기사:
"하필 대통령이 KBS를 봤네" 청와대 전 수석 육성 파일 공개 http://omn.kr/kc85).
이날 파업 관련 질문을 했던 천오성씨(26)는 강연 종료 뒤 기자와 만나 "젊은 층 소통 노력은 의미 있었다"면서도 "답변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민감한 부분은 돌려서 대답하고, 자기 말을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본인이 평소에 했던 말을 똑같이 하더라. 일관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공통으로 '홍준표 대표가 극단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연을 들은 남아무개씨(23)는 "북핵 문제나 노조에 대해 말하는 의견이 너무 극단적인 것 같다. 가치관이 너무 달라서 중간에 듣다 말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발언에 너무 극단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KBS 노조 사퇴 압박은 조폭들이 하는 짓"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인 류석춘 교수 초대로 마련된 발전사회학 특강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