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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윤이상은 베를린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 그의 음악은 낯설기만 합니다. 윤이상 탄생 100돌을 맞는 오늘, 국민과 함께 윤이상이 사랑했던 이 땅, 이 바다, 이 하늘의 소리를 그의 음악에서 발견하고 즐길 날을 기대해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페이스북에 세계적 음악가 고 윤이상(尹伊桑, Isang Yun, 1917~1995) 선생을 생각하며 올린 글이다. 문 대통령은 윤이상 선생 탄생 100돌을 맞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사했다.

경남 통영시는 '도천테마기념관'을 개보수해,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을 앞둔 지난 15일 재개관했다. 통영시의회가 '도천테마기념관'에서 '윤이상기념관'으로 명칭을 바꾸는 조례를 통과시켰던 것이다.

윤이상기념관에는 선생이 다루었던 악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되어 있고, 선생의 베를린 자택을 1/4 크기로 본떠서 조성한 '베를린하우스'도 꾸며놓았으며, 선생이 독일에서 탔던 승용차도 있다.

지난 7월 G-20 정상회담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했던 김정숙 여사는 통영에서 가져갔던 동백나무를 윤이상 선생의 베를린 묘소에 심어놓기도 했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인 17일 '해피 버스데이 윤이상'이라는 제목으로 기념음악회가 열렸고, 이 음악회는 22일까지 열린다.

문 대통령 부부는 당초 이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배윤주 통영시의원은 "당초에는 선생 탄생 100주년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영에거 열린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에 참석하지 못한 대신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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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은 윤이상 탄생 100돌이 되는 날입니다"며 "탄생 100돌에 맞춰 통영시가 도천테마기념관의 이름을 윤이상기념관으로 바꿨습니다. 윤이상을 기억하고 되새기려는 통영시민들의 노력에 격려의 마음을 보탭니다"라 했다.

문 대통령은 "통영은 윤이상의 음악을 낳고 키운 곳입니다"라며 "통영의 잔잔한 바다, 물고기로 넘쳐나는 어시장, 밭일하는 어머니의 노랫소리, 밤바다를 타고 넘는 어부들의 뱃노래까지, 어린 윤이상이 보고 느꼈던 통영의 모든 것이 음악이 되었습니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항일무장투쟁을 준비한 혐의로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았던 청년 윤이상을 구원했던 것도 음악이었습니다"며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 남쪽의 작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에서 출발한 윤이상의 음악은 독일 베를린에 이르러 현대음악의 가장 중요한 성취가 되었습니다"라 했다.

윤이상 선생에 대해 문 대통령은 "동서양의 음악을 융화한 윤이상은 '20세기를 이끈 음악인 20명' 중 유일한 동양인이기도 합니다. 1988년에는 '독일연방공화국 대공로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 속에 악보 위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그였지만 한반도를 가른 분단의 선만큼은 끝내 넘지 못했습니다"라 했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던 윤이상 선생은 어린 시절을 통영에서 보냈고, 박정희정부 때 '동백림사건'을 겪었으며, 1971년 독일로 귀화했다.


태그:#문재인 대통령, #윤이상 선생, #윤이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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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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