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지리산 자락 향토원에 귀농한 고성기 목사(45)가 18일 오전 11시경 1톤 트럭을 몰고 가다 피아골 2차선 도로에서 마주오던 군내버스와 정면충돌한 사고로 별세하였다. 버스에 탄 승객 중에는 네 명이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고는 군내버스가 2차선 커브 길을 돌면서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 길에서 내려오던 고 목사의 트럭과 정면충돌하면서 발생했다. 트럭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 구겨져 콘크리트 축대 벽에 부딪혀 멈췄다.
이 사고로 사망한 고성기 목사는 한일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서울 영등포 성문밖교회 담임으로 4년 간(2009.12.~2014.3) 봉직하였다. 이 교회는 영등포산업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세운 민중교회다. 고 목사는 성문밖교회를 사임한 뒤 한일장신대 전 총장 김용복 박사가 건립한 지리산 향토원을 삼년 전에 인수해 김 박사의 생명살림의 뜻을 잇고자 귀농하였다.
지리산 자락 산촌에 귀농해 생활을 꾸려나가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는 벌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향토원의 자립기반을 닦는 한편, 이곳에 기도처를 설립하고자 틈틈이 준비하였다. 마침내 18일 오전 기도처 설립 신청을 위해 트럭을 몰고 지역 시찰회가 열리는 교회로 가던 중 참변을 당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빈소: 구례병원 장례식장: 전남 구례군 구례읍 동편제길 4구 061) 7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