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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시간 넘게 뜨거운 불과 함께 노닐고 어두컴컴한 가마 속에서 이틀을 지내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이천도예협회(사) 도예가의 작품입니다.
20여시간 넘게 뜨거운 불과 함께 노닐고 어두컴컴한 가마 속에서 이틀을 지내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이천도예협회(사) 도예가의 작품입니다. ⓒ 김희정

도자기가 태어났습니다. 2017년 9월 17일 이천 세라피아에 있는 전통 장작 가마에서 태어난 이 도자기 이름은 '가을아이'입니다. 가을아이가 태어난 날, 하늘은 투명하고 단풍잎에 스미는 햇살은 깨끗했습니다. 바람은 알맞게 싱그러웠고 산새들은 즐거이 축복송을 불렀습니다. 산밤은 가을색으로 여물고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산 물이 흐르는 도랑에 무리지어 핀 물봉선화는 고운 빛으로 축복했습니다. 설봉산자락은 한가롭고 평화로웠습니다. 복잡하고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흙의 모습에서 주물러지고 물레에서 돌아가 형태를 갖추고 깎이고 붓의 감촉을 느끼고 유약에 담가지고 그러다가 가마 안에서 20여 시간이 넘도록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뜨거운 불과 함께 노닐다가 또 어두컴컴한 가마 안에서 이틀을 보낸 뒤 가을아이는 세상에 나왔습니다. 고혹적인, 혹은 앙증맞고 사랑스런 자태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14일 새벽부터 15일 새벽까지 사)이천도예협회(협회장 김준성)도예가들은 전통 장작 가마에 불을 땠습니다. 그리고 이틀 동안 가마의 열기가 식기를 기다린 17일 오후, 가마 문에 발라놓은 흙과 벽돌을 조심스럽게 부수고 80도의 높은 온도의 가마 안에 들어가 도자기 작품을 꺼냈습니다. 이날 달항아리, 꽃병, 찻잔, 와인 잔, 접시, 그릇, 장식용 도자기 등 다양한 도자기가 태어났습니다.


#이천시 #이천문화관광#한국도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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