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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비판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비판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초강경 발언을 퍼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유엔 총회 연설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지칭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위협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정치인이 아닌 깡패 두목(mob boss)이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라면서 "영화 <언터처블>에서 갱단 보스로 등장하는 알 카포네 역의 로버트 드니로를 떠올리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강경한 표현이라기보다는 유치한 욕설로 어린 학생의 왕따 만들기 같았다"라면서 "백악관이 추가 해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해 대조를 이뤘다"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유세장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을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된 수사들에 대해 (유엔에서는) 돌처럼 차가운 침묵이 이어졌다"라며 "가끔씩 들리는 작은 박수가 침묵을 깼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정세가 혼란스럽고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다면 성공일지 모르나 단지 자기 파괴적인 목적만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라고 깎아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고민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모습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고민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모습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 트위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가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히면서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사설을 통해 "오늘날 한반도의 교착 상태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대화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해온 결과"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가뜩이나 불안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북한 지도자가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표현은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도 "유엔의 목표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날 미국의 대통령은 전쟁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무대로 사용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과 함께 '불량 정권'이라고 싸잡아 비판한 이란과 베네수엘라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유엔#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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