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사무총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판 성명을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 전 국가 연주를 거부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기사 :
"미국 자랑스럽지 않다"... 국가 연주에 기립 거부)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앨라배마주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누군가 국기에 무례를 범한다면 그들을 즉각 쫓아내는 구단주들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TV를 켰는데 그런 사람들이 위대한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 꿇은 채로 있다면 경기장을 떠나도록 하는 것이 옳다"라며 "장담하건대 이런 일은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으로 활약했던 콜린 캐퍼닉이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기립하지 않고 무릎 꿇었던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을 비롯해 소수 인종을 억압하는 국가는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립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립할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선수들도 캐퍼닉의 행동에 동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NFL이 경기 도중 심각한 부상이 잦아지자 선수 보호를 위해 충돌과 부상 방지 규정을 강화한 것에 대해서도 "그들은 스포츠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NFL "트럼프 대통령, 존중이 부족하다" 반발
▲콜린 캐퍼닉의 기립 거부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 트위터
NFL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로저 구델 NFL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인 발언은 NFL과 선수들, 그리고 스포츠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NFL과 선수들은 국가의 문화의 단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NFL 구단들과 선수들이 우리의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엄청난 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부상 방지 규정 강화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라며 "모든 노동자는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농구(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가 백악관 초청을 거부하자 "커리의 초청은 철회됐다"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앞서 커리는 관례대로 NBA 우승팀 선수 자격으로 백악관에 초청받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나 소수인종 차별 등에 항의하는 뜻으로 초청을 거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