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가정보원이 홍 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심리전을 벌였다는 국정원 개혁위(정해구 위원장) 발표와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이간질 붙이기로 참 비열하다"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원의 적폐청산 작업이 보수 진영의 분열을 의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국정원 해체'를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우체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날 국정원 개혁위 발표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권 바뀔 때마다 강아지처럼 쫄랑거리면서 앞장서서 저 짓을 하는 기관(국정원)을 1년에 수조 원씩 주고 존치할 필요가 있느냐"라며 "이 정부 국정원은 할 일이 없나, 국정원이 과연 필요한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여야 정치인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였고 여기에 홍 대표도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정원은 트위터에 "홍준표 의원은 저격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자꾸 총부리를 아군에 겨누고 있다. 그러다 아군이 전멸하면 홀로 정치하려는가? 적군 앞에선 단합할 땐 해야지, 사돈 남 보듯 집안 흉을 봐서 뜨려는 구시대적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라는 글을 조직적으로 유포시켰다.
국정원이 이 글을 유포시킨 것은 지난 2011년 1월로, 당시 홍 대표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내고 있었다. 홍 대표는 여당의 최고위원이었지만 개헌과 당시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보궐 선거 공천 등의 문제로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홍 대표는 그해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날 홍 대표가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국정원 해체'를 주장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국내 정보활동 기능을 완전히 폐지하고 '해외정보원'으로 역할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