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치러질 일본 총선이 공식적인 선거 운동을 개시하며 막을 올렸으나,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NHK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7~9일 실시·성인 3119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29%에 그친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가 65%로 훨씬 많았다.
아베 내각 지지율도 37%로 지난달과 변화가 없어 4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으로 '여당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 더 좋다'는 21%, '야당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 더 좋다'가 32%로 나타났다.
반면 정당 지지율로는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31.2%로 압도적인 1위를 지켰으며,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창당한 '희망의 당' 4.8%, 입헌민주당 4.4%, 공명당 3.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39.1%에 달했다.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정권 창출에 도전한 고이케 지사의 신당 희망의 당에 대해서도 '기대한다'가 36%에 그쳤고, '기대하지 않는다'가 57%였다.
아베 vs 고이케... 누가 이겨도 극우 정권?이번 총선은 크게 3개 세력의 경쟁 구도로 치러진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에도 손을 잡았다. 하지만 자민당이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단독 내각을 구성할 수도 있다.
아베 정권에 도전하는 희망의 당과 일본 유신회는 최대 선거구인 도쿄와 오사카에서 맞대결을 피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또한 공산당, 입헌 민주당, 사민당은 전체 선거구의 약 70%에 이르는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최대 쟁점은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위한 개헌, 아베 총리가 자신의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 재단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사학 스캔들' 등이 꼽힌다.
자민당은 "북핵 위협과 저출산·고령화 등 국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정권이라는 것을 호소하며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겠다"라며 "아베 총리를 앞세워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희망의 당을 이끄는 고이케 도지사는 "새로운 정당으로서 기존의 정치 세력이 말하지 못했던 이념과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자신의 사학 스캔들 혐의를 해명하지도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공산당은 "아베 총리는 헌법을 위반하고 국정을 사유화하며 민심을 돌보지 않는 폭주 정치를 펼치고 있다"라며 "야권이 서로 힘을 합쳐 투쟁해서 아베 정권을 끝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은 전체 465석이 걸려있으며, 과반은 233석이다. 상임위원회를 차지하기 위한 안정 과반은 261석으로 예상되고,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310석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와 고이케 도지사 둘 다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주장하며 '전쟁 가능한 국가'를 내세우고 있어 누가 집권하더라도 극우 색깔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