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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영장 재발부 결정에 박근혜 측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박근혜 사건은 형사소송법상 반드시 변호인이 선임되어야 합니다. 만일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을 끝까지 고집하고, 박근혜씨가 새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다면 재판부는 향후 국선 변호인을 직권으로 선정해 재판을 진행하게 될 텐데요. 방대한 수사 기록과 재판 진행 상황 검토 등에 들여야 할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재판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근혜 측이 재판부의 '유죄 심증' 형성을 막으려 재판 자체를 흔드는 '초강수 어필'을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날 박근혜씨는 "정치보복은 자신에게서 마침표가 찍혔으면 한다"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라며 '정치적 희생양'이라도 되는 듯 행동했는데요. 지지층을 결집하고, 최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강제 출당 조치'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를 담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는 크게 재판에서의 박근혜씨와 변호인 측 발언, 행보를 전하고 이로 인해 재판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보도와 박근혜 측의 의도를 분석한 보도로 나뉘었습니다. 이 중 매체별 논조 차이는 전망 보도보다는 사실관계 전달 혹은 박근혜 측의 의도를 분석한 보도에서 두드러졌습니다.

TV조선 관련 보도의 특징은 '박근혜 측의 의도는 최소한으로 말하고, 대신 재판 과정에서의 박근혜 측의 발언과 행동, 지지자들의 슬픔은 최대한 부각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TV조선은 이날 톱보도를 시작으로 총 7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박근혜 측의 '의도'는 <"정치 보복 마침표 되길">(10/16 https://goo.gl/ZSSTpx) 보도 말미 "재판부를 압박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의도라고 법원 관계자는 풀이했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이 전부입니다. 반면 박근혜씨의 발언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보도는 톱보도를 포함해 3건에 달합니다. 박근혜 변호인단의 입장 역시 별도의 보도로 따로 전했습니다.

박근혜 발언과 지지자 눈물 부각해 '슬픈 정서' 자극

'감성'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요. 가장 노골적이었던 것은 전원책 앵커와 강상구 사회부장의 대담 보도인 <'재판' 앞으로 어떻게 되나?>(10/16 https://goo.gl/95vp2M)였습니다. 먼저 전 앵커는 강 부장을 향해 "(원고를 읽는 박근혜 씨의) 목소리는 어땠습니까?"라고 물었는데요.

이에 대해 강 부장은 "담담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원고를 읽으면서 목소리는 떨렸고, 잠깐씩 울먹이듯 목이 메이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취재기자의 말로는, 처음에는 담담하게 읽어나갔지만 중간에 참담, 비참, 비통, 상상 못한 배신, 참기 힘든 고통 같은 감정적 언어가 등장하면서 감정이 격해지는 인상이라고 합니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화가 나고 분통이 터졌고, 그걸 억누르려 하다가 목소리가 떨리는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박근혜 씨와 박근혜 지지자들의 ‘눈물’ ‘슬픔’을 부각하여 전달한 TV조선(10/16)
박근혜 씨와 박근혜 지지자들의 ‘눈물’ ‘슬픔’을 부각하여 전달한 TV조선(10/16) ⓒ 민주언론시민연합

또한 전 앵커가 "박 전 대통령 발언을 듣고 지지자들은 격앙됐을텐데요?"라고 묻자, 강 부장은 "법정은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저희가 있습니다', '힘내세요'라며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가 하면, '저희에게도 발언권을 달라', '나를 사형시켜라'며 재판부에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몇몇은 퇴정당했는데, 퇴정하면서도 계속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 부장은 이러한 소란에 대해 재판부가 '감치 재판을 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즉 TV조선은 박근혜씨의 발언이나 박근혜 지지자들의 눈물과 외침을 부각하며 당시 재판장의 '슬픈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한 셈입니다.

JTBC는 박근혜 측 '수법' 분석에 집중

반면 똑같이 7건의 보도를 내놓은 JTBC의 경우 대부분의 보도에서 박근혜 측이 재판을 부정해가며, '피해자 프레임' '배신자 프레임'을 앞세워 위기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을 곁들여 소개했습니다.

먼저 톱보도인 <6개월 만에 침묵 깨고…법정서 '재판 부정'>(10/16 https://goo.gl/TcN5pv)에서는 박근혜씨의 발언을 전한 뒤 "재판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이라 설명했습니다. 또 <달라지지 않은 '배신 프레임'>(10/16 https://goo.gl/JTPwj7)에서는 박근혜씨가 "최순실씨로부터 배신을 당했다는 것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으며, <'피해자' 주장…재판 흔들고 지지층 결집 시도>(10/16 https://goo.gl/FBx4Xh)에서는 "정치 보복이라는 궤변을 통해 구속 연장 이후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 "재판 자체에 '정치색'을 입히기 위한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2부 <침묵 깬 "정치보복" 주장 이면엔…>(10/16 https://goo.gl/ZEu29i)에서도 JTBC는 "사건의 실체는 인정하는 듯하면서 처벌은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는 박근혜씨의 이러한 행태가 "계속해서 나라를 둘로 갈라서 본인의 지지를 촉구하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이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친박 단체 눈물에 대해서도 지지자 '난동'으로 처리

친박 단체에 대한 언급도 TV조선과는 크게 달랐는데요. <고성․눈물…119 실려가기도>(10/16 https://goo.gl/xU8v4k)에서는 '슬픔'보다는 이들의 '소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실제 보도는 한 여성 방청객에 대해 "재판부를 향해 '나는 사형을 원한다. 나를 사형시켜 달라'며 소리쳐 울던 이 방청객은 법정을 나가면서도 욕설"을 했다고 전하며, 이에 대해 재판부가 "'법정 질서를 크게 훼손했다'며 감치를 위한 재판을 열겠다"고 경고했다는 것을 소개했습니다.

또 보도는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지지자들이 소란을 일으킨 건 처음이 아닙니다"라며 이러한 지지자들의 행동을 '소란'으로 규정한 뒤 "법조계에선 이런 행동들이 재판정 밖으로 전해지고 다른 이들의 감정을 자극해 더 많은 지지자를 결집도록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라는 해설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배나은 활동가



#민언련#박근혜#정치보복#TV조선#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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